해가 없어
해가 지지 못한 하늘.
서걱임조차 잦아든
푸른 사막 위로
붉은 낙타 한 마리
저보다 더 붉은 그림자 하나
길게 드리고 간다.
투명에 가까운 마음에,
누구 앞에도 서지 못하였던 아이는
그 하늘 아래, 그 사막 위에서만
맘 편히 있을 수 있었다 한다.
낙타에게 말 한 번 걸어보고,
꽃이 핀 선인장 내음 한 번 맡고선,
아이는, 달이 없어
달이 뜨지 못한 밤하늘 위로,
달이 되기 위해 올라가 버렸다.
그 밤 내,
그 달을 바라보다 눈이 먼 이 하나,
깊은 울음 붉게 울어내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