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생

by 하루달


* 이 글의 진짜 작가는 나의 부모님이다. 딸은 그들이 남긴 유산을 기록했을 뿐이다.







동생이 우리와 떨어져 외할머니와 지낸 일이 생각난다. 엄마는 셋을 키우는 게 육체적으로 너무나 힘들어했고, 할머니는 당신이 적적하시다는 핑계로 동생을 데리고 가셨다고 한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엄마는 어떻게 자식을 떼어 놓았을까 하며 이해가 되지 않아 동생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동생은 약하고 작고 편식이 심했다. 학교에서 맨 앞자리는 늘 동생 몫이었다. 그러나 동생은 엄마에게 가장 살가운 자식이었다. 막내라서 더욱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 있나 할 정도로 동생은 엄마에게 참 따뜻하게 대했다. 아이처럼 어리광을 피우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외식도 자주 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아간다. 작은 동생이 어느덧 큰 그림자로 나의 뒤에 서있다.


결핍은 그 자체로 부족한 것이 아니고 그 안에 무언가가 채워지기 위한 과정이다. 결핍을 두려워하는 나는 안달을 부리고 나의 충분한 사랑에 자부심을 느끼며 엄마의 교육관을 무시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엄마는 한 수 위였다. 우리를 믿으신 것이다. 그만큼 사랑하니까. 다시 채워질 것을 아신 것이다.


엄마 꿈을 꾸는 날은 동생도 같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그랬다.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전화가 왔다. 신기하다. 우리는 엄마로 인해 많이 연결되어 있었다. 서로 조카의 안부를 묻고 사업은 잘 되는지, 건강은 어떤지 엄마처럼 묻는다. 허전한 마음이 물기 젖은 목소리로 여기까지 전해온다. 우리 모두 미치도록 힘들고 아프다. 어른이라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이렇게 겉도는 말만 한다. 동생은 아프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하던 일을 멈추고 병원에 가라고 말한다. 너도 꼭 그래라 나도 다짐을 받는다. 우리는 서로의 애통함을 안다. 너덜너덜 할퀴어진 마음을 서로 위로하기 위해서 더 자주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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