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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Jul 07. 2024

<슬픔의 삼각형> 영화를 보고

권력이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백인 남성이다. 억지가 아니다. 인종 차별을 하는 주동자들은 백인이다. 유색인들은 역사 속에서 노예로 살거나 나라를 빼앗기기도 했다. 남녀 차별을 하는 사람은 남자이다. 여성이 투표권을 얻고 제대로 된 교육과 일자리를 받은 역사는 짧다. 우리가 외국에 나갔을 때의 대우와 백인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 온도는 분명 다르다.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인은 백인이 아니기에 늘 애매한 자리에 위치하여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문학에서도, 정치에서도, 스포츠에서도 모두 삼각형 꼭대기에 백인 남성이 앉아있다.


영화 <슬픔의 삼각형>에는 돈이 주제이다. 권력을 만드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뢰를 팔아서, 비료(똥)를 팔아서 갑부가 된 사람들이 호화여객선에 탔다. 유일하게 젊은 커플은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이기에 무료로 탄 것이다. 커플들도 돈 때문에 싸운다. 여자 모델이 돈을 더 많이 버는데 남자 모델이 늘 밥값을 내는 것이 불만이다. 여자는 내가 보호받는 것인지 궁금해서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고 남자는 평등하고 싶다고 말한다. 여객선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두 부류이다.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와 허드렛일을 하는 노동자가 있다. 그들도 오로지 부자들이 주는 팁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 일을 한다. 졸부들의 행동은 기이하다. 노동자가 불쌍하다며 역할 바꾸기 놀이를 하자고 하고, 갑판을 깨끗하게 닦기를 요구하고 갑자기 모두 일하지 말고 수영을 할 것을 명령한다. 돈이면 모두 해결되는 세상이다.


그러다 해적의 공격으로 배가 침몰했다. 섬에는 모델 커플, 남자 갑부 2명, 고급 노동자, 해적, 여자 장애인이 생존해 있다. 그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고급 옷, 신발, 시계가 소용이 없다. 다음 날 구조용 보트가 표류한다. 잠수정같이 생긴 보트에는 화장실 청소 아시아 노동자가 타고 있다. 그녀는 물과 과자를 가지고 있다. 가지고 있는 식량이 없어지자 그녀는 물고기를 잡고 불을 피운다. 이제 음식을 만들고 불을 피울 줄 아는 그녀가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다. 그녀는 여자들만 보트 안에서 자게 하고 노동을 한 만큼 식량을 주고 자신을 선장이라고 부르는 자에게 호의를 베푼다. 유색인 여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이 남아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차별이 존재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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