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작가 독서 챌린지 토지 5기
길상이가 돌아왔다. 돌아왔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길상이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으로만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서희와 마주한 장면은 인상적이다. 긴 묘사도, 긴 설명도, 긴 대화도 없다. 그러나 서희가 느낄 불안과 걱정과 안도감이 느껴진다. 서희는 성숙하게 변하며 당찬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기화의 방황도 품어주려고 한다. 그러나 정 많은 기화는 끝내 석이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다. 교과서에 실린 단편 소설의 작가들 이상, 백석, 김유정, 현진건이 떠오른다.
1장 사춘의 상처
환국은 서울 K 여고에 다니는 양소림의 손에 커다란 혹이 있는 것을 병원에 나오면서 본다. 좋았던 마음이 사라지고 징그럽다는 생각을 하고 그런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놀러 온 순철이는 양소림이 불쌍하다고 말한다.
2장 계명회
근화방직회사 사장인 황태수는 임명빈 집에 온다. 계명회 회원 칠팔 명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유학생으로 구성된 조직인데 길상, 오가타가 끼어 있다. 길상은 김환의 자살 이후 관수와 닿아지게 되어 있다. 명빈은 의돈의 동생 영돈을 찾아가 돕겠다고 말한다.
“미쳐 있기보다 미칠 것을 예감하는 고통, 그런 뜻에서는 차라리 옥에 갇힌 사람, 뛰는 사람, 목적이 멀더라도 목적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편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203쪽
3장 내 땅에서
홍이는 일본에서 돌아와 화물회사에서 운전을 한다. 홍이, 근태, 삼석이는 일본상인과 시비가 붙는다. 셋이 술을 마시는데 형사가 삼석이를 찾아온다
“애증을 넘어선 그 모습은 견딜 수 없는 연민으로 종전까지의 홍이를 파괴하고 만 것이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죽음과 모든 사람의 운명으로 확대되어 간 허무의 깊이 모를 심안이었다.” 216쪽
4장 진실
홍이는 석이를 찾아간다. 평양에서 기화를 데려와 입원을 시킨 석이를 석이의 아내 을례는 의심을 한다.
“사람은 각기 나름대로 목적을 가지는 법인데 물론 최선은 목적을 달성하는 일이겠지. 차선은 목적에 비하여 자신의 능력으론 감당할 수 없을 때 깨끗이 포기하는 일인데 능력이 못 미쳐 탈락한 사람들은 대개 반드시 그 목적 자체를 경멸한다는 게야”248쪽
5장 아침커피
조용하는 동생 찬하가 일본 여자와 결혼을 하면 지척에서 보게 되는데 어떠냐며 시비를 건다. 이력이 난 명희는 담담히 대꾸한다. 용하는 홍성숙이 매력적이라는 말도 노골적으로 한다. 강선혜는 잡지를 만들 생각이다.
"그러나 명희는 그 아래위가 곡선이 되어 서로 마주친다는 생각을 한다. 더욱 멀어졌는데 그것은 더욱 가까워진다는 얘기도 되겠다"260쪽
6장 수모
강선혜는 권오송에게 물어볼 말이 있다. 청조 잡지를 공동으로 하고 싶다. 속마음은 결혼이다. 선혜는 명희집에 간다. 홍성숙이 와있다. 조용하의 후원에 대해 감사의 인사도 전하고 소림이와 환국이 중매 의사를 전한다.
7장 마약의 심연
서희는 길상이가 있는 서대문 형무소에 다녀온 후 환국이에게 사내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환 죽음으로 최참판댁의 영광과 오욕은 단절된 채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 기화는 점점 치매 상태로 가고 있다. 서희는 기화의 딸 양현이 성현의 딸임을 짐작한다.
“일순간만 같은 길상과의 대면, 창살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에서 서로 바라본 짧은 시간, 목이 타는데 빗방울이었던가” 291쪽
“극심한 사회적 변동이 원인이겠지만 가장 오래된 추억을 함께 간직한 두 사람의 처지 탓이며 가시밭길을 걸어왔고 지금도 걷고 있다는 실감은 어쩔 수 없는 연민, 애정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애정은 권위를 무너뜨린다.”305쪽
8장 판정패
선혜와 권오송은 창경궁에서 만난다. 잡지 출자를 맡고 싶다는 말을 하자 권오송은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다시 만난 자리에 선우일이 함께 있다. 경제적 이득도 없을 것이고 선혜 뜻대로 잡지를 만들 수 없다는 대답에 선혜는 희사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나간다.
9장 풍류따라
기화가 도망치려는 걸 보고 이사부댁 억쇠가 본다. 타일러 집으로 데리고 온다. 유월이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이사부댁의 형편을 알게 된다. 최참판댁에서 보낸 곡식, 아씨의 삯바느질, 작은댁의 목돈으로 살았다고 한다. 기화는 연홍을 찾아가고 운삼이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둘은 오랜만에 가야금을 켜고 창을 한다.
“스스로를 버린 기화는 또 버림받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잃었고 마지막 희망을 버렸기 때문에 그는 모든 사물에 대한 인식을 망각한 것이다. 도망은 상실과 망각에서 오는 일종의 충격일까.”331쪽
10장 사랑과 미움
운삼이는 죽으면서 기화에게 돈 칠백 원을 남겼다. 기화는 그 돈은 봉춘네에게 맡기고 잠만 잔다. 석이는 아내를 생각하면 기화를 모른 척해야 한다. 기화를 버린 서의돈, 양반들의 냉정함에 화가 난다. 기화를 찾아가 평사리에 가라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를 지른다
11장 어머니의 노여움
영팔이에게 기화를 최참판댁에 데려주라 석이는 부탁한다. 기화의 빰을 때린 것을 후회하며 부끄러운 고백한 것에 마음 후련함을 느낀다. 석이네는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에 가버렸다.
“오입이 아닌 사랑은 했으나 책임은 아니 져도 좋은 안위함, 한 여자가 쓰레기로 전락되어 가는 일과는 무관했던 그들에게 대체 진실이란 무엇일까”382쪽
12장 귀부인들
홍성숙과 소림이 엄마 홍씨는 병원에서 박의사에게 소림이 혼례문제를 묻는다. 최참판댁과는 혼인이 안 될 텐데 박의사 조수 허정윤과 혼인하는 것이 낫다고 성숙은 말한다
13장 왜 혼자 사는가
양재문은 허정윤이라는 청년이 어떤지 박의사에게 묻는다. 정윤과 숙희 관계를 생각하여 너무 어울리지 않는 혼사라 얼버무린다.
“정신없이 바빠 돌아갈 때는 환자의 오물과 환부와 계층 따라 개인 따라 풍겨오는 갖가지 냄새, 그리고 신음 고함과 같이 남의 감정 남의 동작도 그러한 일부로써 상황에다 밀어붙이지만 일단 그런 일이 끝나고 정지상태로 들어서면 감각은 결벽증으로 치닫고 모든 상황은 잔기침처럼 신경질적으로 확대되고 세분되어 감정의 짙은 그늘이 실리게 되는 것이다”418쪽
14장 쫓기는 사람들
강쇠는 쫓기는 관수를 따라 부산에서 부두노동을 일 년했다. 처가 재력으로 부산에서 기반을 잡은 관수가 함께 일하자고 했지만 가족과 함께 산에 들어갔다. 김환을 잃고 강쇠는 지삼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 부두에서 일하면서 정을 쌓은 노동자와 내부조직을 만들어 소요도 일으켰다. 일본 놈에게 땅을 빼앗기고 마름에게 시달리다 도망친 식구들을 거둔다.
15장 살해
지서방은 한밤중에 지삼만과 별궁을 죽였다. 임가가 시킨 짓이다. 전주의 부자가 또 임가에게 시킨 것이다. 강쇠와 짝쇠는 자신들보다 선수 친 상황에 어리둥절하다. 기화는 물에 빠져 자살한다
16장 잠든 것 같이
길서방은 김환의 토지를 관리했다. 기화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석이는 뛰어간다.
“석이 아픔은 자기 자신의 아픔이기도 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하고많은 일들이 있겠으나 창공을 나는 철새같이 짝을 찾고 짝을 잃는 그 절절한 염원과 절대적인 고독을, 용이는 그 비슷한 생각을 한다.”45쪽
17장 카페
홍이는 상길이를 오랜만에 만난다. 항구에서 장모 시외숙모를 만난다. 그들의 무례한 행동에 화가 난다. 카페에 가서 여급과 시시닥거리다가 싸움이 붙는다.
18장 기인인가
혜관은 이범준의 외사촌 형 소지감 집으로 갔다. 소씨는 의병에 가담한 형이 죽고 을사조약으로 아버지가 자결하자 방랑생활을 했다. 천주교에 다녔다가 지금은 광주에서 그릇을 굽고 있다. 권오송은 권씨에게 선혜 이야기, 황태수 이야기를 꺼낸다. 이범준과 관수와 합석한 후 사회주의, 민족주의 등에 대한 견해를 나눈다.
“술이란 수양보다 처지는 것이요 본색으로 볼 것 같으면 눅고 격한 차인데 그 역시 눅은 편이 덕성에 가깝고 격한 것은 편협에 빠지기 쉬운 만큼, 하기야 자네는 예술 하는 사람이요 황태수는 장사하는 사람이니 ”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