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지인이 방문을 했다. 수업이 한 달 남았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주었다. 나는 별로 아쉬운 마음이 없는데 지인은 내가 시원섭섭할 것 같은 마음에 방문을 한 것 같다. 우리는 이곳을 아지트처럼 이용하긴 했다. 그녀에게도 이 장소의 지분 1할이 있다. 우리의 울분 그리고 웃음꽃을 피우게 한 공동의 추억 2할도 있다. 그녀에게 오히려 시원섭섭한 얼굴이 읽힌다. 이제 우리는 어디서 만나냐고 한다.
남편과 함께 골랐다며 선물을 건넨다. 대학원을 졸업할 때도 남편과 함께 고른 선물을 준 적이 있다. 나는 그 시간이 온몸으로 느껴져 전율이 흘렀다. 어떤 것이 필요할까. 어떤 것을 좋아할까 둘이 소곤소곤 거린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전생에 어떤 은덕을 쌓았길래 내가 이렇게 예쁜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일까. 늘 배려하는 마음을 쫓아가기 바쁘다. 그녀의 남편은 얼굴 한 번 본 것이 다이다. 그래도 우리의 남편들은 늘 대화의 대상이자 주체가 된다. 늘 우리의 목소리로 서로의 안부를 전한다.
후리지아는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있다. 나는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그냥 쉬고 싶다고 말했다. 노란 후리지아를 보니 아, 내가 무언가를 매듭짓고 새로운 길로 가는구나 실감이 났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갈려다가 다시 학원 아지트로 장소를 옮겼다. 카페에서는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는 속담이 통할 수 있다. 괜히 조용조용 이야기하게 된다. 우리는 아지트에서 눈물이 빠지라 웃다가 부모님 이야기에 다시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겼다는 사실에 기뻤다..
은퇴는 설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