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5부 1편

박경리 작가 독서 챌린지 5기

by 하루달

길상이가 만주에서 활동하는 이야기는 늘 다른 사람이 전하는 말로 알 수가 있었다. 길상이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 하인의 신분으로 서희와 결혼을 하고 가정에 머무르지 않고 독립운동을 한 것이 본질이었을까. 탱화를 그리는 예술가가 본질이었을까. 길상이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장 신경의 달

홍이는 신경으로 이사를 했다. 보연은 몸이 안 좋아 조선 친정에 두 달 다녀왔다. 송병문이 세상을 뜬 뒤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지만 박서방 덕분에 송영환은 유리걸식을 면했다. 송영환의 부고에 홍이는 용정촌에 다녀왔다. 홍이는 김두수가 어떤 해악을 끼칠지 몰라 고육지책으로 제의를 받아들인 이후 화약을 안은 꼴이 되었다. 공연을 온 영광을 만난다.


“핏줄을 부정한다는 것은 그 중에서도 어머니, 그 속에서 생명이 생겨났고 그 속에 머물렀던 모태를 부정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근본을 부정하는 것이다. 해서 부정의 깊이만큼 넓이만큼, 또 농도만큼 배신했다는 회한도 깊어지고 넓어지며 짙어지게 마련이다. 그것은 상승작용하는 것이며 끝없는 평행선인 것이다.” 75쪽


2장 춤추는 박쥐들

강선혜는 명희를 찾아온다. 조용하가 자살하고 오 년 후 명희는 서울로 올라와 유치원을 개설했다. 찬하의 노력으로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다. 배설자가 찾아와 셋이 만난다. 홍성숙과 친한 배설자에게 선혜는 나가라고 소리친다. 명희는 환국의 아들 돌잔치에 간다. 영광의 처 강혜숙은 양장점을 한다. 환국은 일본서 돌아와 미술교사가 되어 황태수의 막내딸 덕희와 결혼한 것이다. 양현은 의과 대학에 다닌다.


“섬진강에 투신하여 죽은 어머니 때문이라면 양현의 섬진장에 대한 감정 무슨 빛깔일까. 강물에 대한 원망일까 아니면 어미 넋을 불러보려는 애절한 마음일까.” 130쪽


“오리무중, 핵을 비치는가 하면 안개 속으로 잠적해버리고 휘두르는가 하면 꼬리를 감추어버리고 직설보다 은유로써 거의 진지한 적이 없었던 서의돈 화법에 익숙해져 있던 황태수는 어의 없다는 듯 서의돈을 바라본다.”160쪽


3장 섬진강 기슭에서

영광은 아버지 송관수의 유해를 들고 진주로 온다. 장연학은 여관을 운영하고 있다. 영선네는 딸 영선이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 형평사운동으로 알게 된 송관수와 소지감, 소지감은 주지스님이 되어 있었다. 지연은 만주에서 온 영광에게 일진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을까 믿음을 가진다. 영광은 꽃을 강에 던지고 우두커니 서 있는 양현을 본다. 이시우는 양현의 존재를 알고 핏줄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고 해서 양현은 이양현이 된다.


“그것은 무위하고 덧없이 가는 시간 속의 몸부림이며 고인 물을 흔들어 파도치게 하려는 충동이었는지, 어둠 속에 도사리고 앉은 산고양이가 반딧불에도 덤벼보는 그 같은 심사였는지, 여하튼 소사는 실망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200쪽


“밤이면 밤마다 삯바느질로 지새며 저미듯 백발이 되고 허리가 꼬부러질 때까지 봉사한 억쇠할아범, 유월이할멈, 도대체 그분들 희생에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 형제가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거짓의 지릿대 때문이었소.”232쪽


4장 몽치의 꿈

휘에게 조병수와 해도사는 각별한 스승들이다. 조준구는 병수를 찾아와 일 년 동안 호의호식하며 갖은 횡포를 부리다 중풍에 걸렸다. 몽치는 휘와 함께 해도사에게 글을 배웠다. 몽치는 매부인 영호의 취직 제안을 마다하고 고깃배를 탔다. 행로에서 쓰러져 죽은 아비 시체 곁에서 홀로 지새웠던 어린아이 몽치는 기가 셌다. 누이 숙이는 뭉치가 장가들기를 바라지만 뭉치는 생각이 없다.


“가장 순수했던 시기의 기억이 영호를 순수한 상태로 되돌려놓은 듯, 관수에 대한 친애의 정이 영선에게로 옮겨갔고 누이동생을 대한 듯, 그의 배우자 휘에게조차 남다른 감정으로 변해갔던 것이다. 진정한 우정이 시작된 것이다.”261쪽


“저는 아마도 부친을 버렸을 겁니다. 미움을 버리면서 부친을 버린 셈이지요. 그렇소, 부친에 대한 연민은 혈육에 대한 그런 아픔과는 다르오, 한 생명에 대한 것, 그것 이외 아무것도 아닐 거요, 아니 그보다 나는 불효라는 말을 두려워했소, 불효라는 말은 악몽과도 같은 것이었소.” 288쪽


5장 관음탱화

최씨 집안의 오래된 주치의였던 박의사는 자살을 했다. 소식을 들은 서희는 자신때문이라는 책임을 느끼며 눈물을 흘린다. 개동은 일부러 성환이 할머니를 자전거로 친다. 서희가 그 모습을 보고 꾸짖는다. 석이와 기화 사이를 의심하고 자식을 버리고 떠난 양을례가 돌아왔다. 딸 남희를 데려갔다. 양을례가 일하는 요정으로 성환이와 할머니는 찾아갔다. 둘은 물벼락을 맞고 몰매를 맞는 수모를 겪었다. 서희는 윤국과 양현이를 맺어주자는 말을 한다. 길상은 그럴 수는 없다고 답한다. 환국은 길상이 그린 관음탱화를 보고 놀란다. 삶의 본질에 대한 원력, 슬픔과 외로움이 담긴 그림이었다.


“길들여진 가치관, 그 가치관은 그토록 오래 인고를 지탱할 수 있었던 지렛대이기도 했다.” 330쪽


“서희는 과거를 두려워한 것이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일들은 모두 음산한 비극뿐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평사리의 집은 의식 속에 방치된 채, 서희는 현실에 쫓겼는지 모른다.” 364쪽



6장 해체

독립자금 강탈 사건이 있은 후 김두만은 일본에게 독립군의 협조자란 누명을 쓸까봐 이도영과 길상이에 깊은 원한을 품었다. 김두만의 아들 김기성이 순철이를 괴롭힌다. 홍성숙과 배설자는 서희에게 양현의 혼처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나 서희는 이미 정혼을 했다고 답한다. 둘은 조카 소림이집에 가서 잔다. 정윤은 배설자에게 묘한 모욕감과 유혹을 느낀다. 넓은 최참판댁을 건이네 부부가 건사하는 것은 무리였다. 연학은 동네를 두루 살핀다. 길상이, 강쇠, 해도사, 연학, 길노인이 해도사 산막에 모였다. 오늘의 모임은 해체와 결별의 자리였다.


“파괴란 새 질서를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휴머니즘을 결여한 새 질서란 허구이며 허구에서 시작되는 파괴란 남뿐만 아니라 자신도 무너지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지”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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