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어수선하다.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도 읽히지 않는다. 토지독서챌린지 5기로 조금씩 할당된 페이지만 읽어갈 뿐이다. 수업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 세무서에 가서 폐업 신고를 했다. 나는 데이비드 소로의 마음처럼 뭔가 부당한 권리에 불복종한다는 마음으로 서둘러 폐업 신고를 했다. 하루라도 세금을 내기 싫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권리금을 받고 학생들을 인수하면서 학원을 그만둔 경우이지만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통계 자료의 일부분이고 싶었다. 동네를 보면 폐업하는 가게들이 많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그렇다. 개미처럼 일하고 남는 돈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위정자들은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고 세금은 어이없는 곳에 쓰이고 있다. 내가 서둘러 세무서에 간 행동은 미약하지만 저항의 뜻이 포함되어 있고 우습게도 데이비드 소로가 생각이 났다.
세무서에 갈 때 필요한 서류는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원본이다. 세무서에 가면 폐업신고서라는 종이가 있고 여러 가지를 기재한 후 사업자등록증과 같이 제출하면 된다. 사업자등록증을 기념으로 가지고 싶었지만 제출해야 했다. 그리고 2024년 소득에 대한 제출은 2월까지 하면 된다. 이어서 교육청으로 가서 폐원 신고를 했다. 폐원신고서에 기재를 하고 교습소설립운영증명서 원본을 제출했다. 교육청은 바로 처리가 되지 않았고 하루 뒤에 폐소수리가 완료되었고 간판 등의 시설물을 철거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그동안 피부양자로 있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고 있었다. 건강보험도 상담을 받아보니 나에게는 하루달 출판사라는 사업자가 또 있었다. 그런데 출판사의 소득이 미비하니 남편의 피부양자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그런데 1만 원의 소득이라도 생길 경우는 다시 건강보험을 따로 내야 한다고 한다. 1만 원의 소득이라니 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10월에 소득이 생기면 자진 신고를 할 경우는 10월부터 건강보험을 내야 하고 만약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는 1월부터 10월까지의 건강보험금 모두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 제도도 바뀔 수 있으니 수시로 상담을 하라고 한다.
이어서 국민 연금도 폐원 신고를 하고 금액을 줄였다. 올리는 것은 나의 상의도 없이 올리고 내리는 것은 이렇게 내가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달은 그대로 냈을 것이다. 국민 연금도 월 백만 원 이상의 수입이 생기면 다시 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출판사로 한 달에 백만 원의 수입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안심을 하는 상황이 좀 슬프다. 연금은 상담할 때마다 금액이 깎인다. 65세에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폐원신고서와 연금보험료 소득 공제용 납부 확인서를 들고 노란 우산 중소기업중앙회 사무실에 갔다. 그동안 납부한 금액에 부금 이자. 희망장려금, 정부장려금을 합한 금액에 퇴직 소득세, 지방 소득세를 뺀 금액을 받았다. 1~2시간 후 통장에 들어온다. 그런데 12월에 하는 것보다 1월에 하는 것이 소득공제를 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로써 나의 폐업신고와 세금 정리가 끝이 났다. 사람들은 묻는다. 은퇴가 실감이 나냐고, 아직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