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키 문구점" - 여름을 읽고

by 하루달

'나'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에서 츠바키 문구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삼 년 전 선대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디자인을 전공한 후 외국에서 떠돌다가 귀국한 것이다. '츠바키'는 동백나무이다. 이름 그대로 집 입구에 커다란 동백나무가 서있다. 아메미야가는 에도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있는 대필가 집안이다. 옛날에는 지체 높은 사람이나 영주님의 대필을 생업으로 했고 지금은 축의금, 기념비, 명명서, 간판에 글을 써주는 일을 주로 한다. 그리고 문구도 팔고 있다. '나'는 여섯 살 6월 6일부터 서도를 배우고 훈련받았다. 견본에 덧쓰면 모서, 견본을 보면서 쓰는 임서, 견본을 보지 않고 똑같이 쓰는 암서를 순서대로 배웠다.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글씨가 는다고 해서 아름다운 '고야기레 제 3종'을 보았다. 그러나 사춘기에 할머니에게 자기 인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반항하며 디자인 학교에 들어갔었다.

우오후쿠 아주머니는 서중 안부 엽서의 대필을 부탁한다. 처서까지는 장마 안부, 입추까지는 서중 안부, 그 뒤에는 늦더위 안부를 하는 풍습이 있다. 주소는 편지의 얼굴이다. '정중하고 아름답게 알아보기 쉽게' 써야 한다.

면식이 없는 손님이 왔다. 부인은 세상을 떠난 스나다 씨네 곤노스케군에게 편지 대필을 부탁한다. 곤노스케와의 추억을 듣는 중 원숭이임을 알게 된다. 조문 편지를 쓸 때 먹은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돌리며 갈아야 하고 거듭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되고 마치 눈물인 양 먹물 색을 연하게 해야 한다.

"곤노스케 군의 갑작스러운 부름에

그저 망연히 하늘만 올려다보았습니다

너무나 슬픕니다

병으로 요양 중이라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설마 이렇게 빨리 천국으로 여행을 떠나다니요

믿을 수 없는 마음입니다

생각해 보면 곤노스케 군은

아름다운 눈동자와 차분한 마음으로

언제나 다정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곤노스케 군의 명복을 빕니다

슬픔은 절대 가시지 않겠지만

부디 마음을 굳게 가지시길 바랍니다

당장 찾아뵙고 싶지만

공교롭게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서

우선 약소하지만

조의금을 동봉합니다

부디 영천에 공양해 주십시오

간략하게나마 서신으로

애도드립니다"

며칠 후 부인은 대필비를 내려고 들려 선대 할머니가 자신과 남편을 이어준 사람이라 말한다.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는 레브레터를 대필한 것이다. 어린 시절 전부 엉터리 사기라고 할머니에게 대든 기억이 떠오른다. 할머니는 대필은 누군가의 행복에 도움이 되고 감사를 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화 "her"가 떠오른다. 같은 대필이지만 직접 손으로 쓰고 종이를 고르고 문체를 고르는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는 이혼 보고를 하는 편지 대필을 의뢰받았다. 그는 아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이혼을 하게 되었지만 너무 아내 탓으로 돌리지 않는 그전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다는 감사의 편지를 원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하는데 이 편지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세로 쓰기는 여는 글, 본문, 닫는 글, 투신을 쓰는 형식적인 글이 된다. 이혼을 알리는 취지 중심의 글은 가로 쓰기가 좋겠다고 판단하고 활판 인쇄를 한다. 받는 사람 이름은 만년필로 쓴다. 우표는 편지 얼굴의 인상을 결정하는 루주와 같은 것이다. 그들이 결혼한 해의 기념우표로 정했다. 마지막 실링 왁스는 터키블루이다.

"신세를 진 여러분께

가마쿠라의 신록이 한층 생기를 띠는 계절이 됐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쓰루가오카하치만궁에서 결혼식을 올린 지 십오 년이 지났습니다

생각해 보니 눈 깜짝할 시간이었네요

그날, 눈처럼 벚꽃이 날리는 가운데 여러분 앞에서 부부가 된 것은 정말로 행운이었습니다

평일에는 서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바다에 가거나 하이킹을 하며 진부한 표현이지만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그런 날을 보내며 서로 이해와 애정을 쌓아왔습니다

비록 자식은 얻지 못했습니다만 대신 애견 한나를 자식처럼 사랑하며 지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한나와 함께 오키나와 여행을 한 것이 저희 가족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이군요

각설하고 이번에는 여러분께 유감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7월 말을 기해 저희는 부부 관계를 정리하고 이혼하기로 했습니다

이대로 둘이서 함께 지낼 방법이 없을지 서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친한 친구에게 중재를 부탁하기도 하며 행복한 결말을 얻도록 최선의 길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반려자와 다시 한번 인생을 후회 없이 살고 싶다는 아내의 뜻은 흔들림이 없어서 앞으로 각자 다른 길을 걷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서로 손잡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하자는 약속은 이루지 못했지만 서로의 제2의 인생을 한 걸음 물러난 곳에서 응원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보내기 위해 내린 용기 있는 결단이구나 하고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많은 격려와 사랑을 보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희 부부를 따뜻하게 지켜봐 주신 여러분에게는 기대를 저버린 결과가 되어 몹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여러분과의 인연이 얼마나 힘이 되고 위안이 됐는지 모릅니다

각기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됐습니다만 여러분과는 앞으로도 각각 인연을 맺고 싶은 것이 공통된 바람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또 웃는 얼굴로 오늘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라진 것들"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