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키 문구점”-가을을 읽고

by 하루달

대필은 대부분 특별한 경우 부탁을 한다. 그런데 평범한 내용, 그저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전해 달라는 사람이 있다. 소노다 씨는 결혼할 뻔한 그녀에게 둘 다 지금의 결혼 생활을 잘하고 있지만 그저 잘 있다고 전하고 싶다고 부탁한다. 상대가 동요하지 않게 하기 위한 자제하는 배려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 '나'는 쓸 내용과 이미지가 떠오르면 필기구를 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투명한 마름이 전해지도록 유리펜을 정하고 표면이 매끄러운 종이를 골랐다. 잉크는 적갈색이다. 마음이 잘 전달될 색이다. 두 사람이 함께 보낸 곳은 사과가 유명한 지방이었으므로 사과그림의 우표를 붙였다.

"날마다 웃으며 지내는지요?

아마 당신은 가끔씩 즐겁게

노래를 부르기도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잘 있어요

요즘은 주말마다 초등학생인 말괄량이 딸을 데리고

등산을 한답니다

당신도 산을 좋아했는데

같이 쓰키야마에 등산 갔을 때는 악천후로 죽을 뻔하기도 했죠

이제는 모두 좋은 추억이 됐군요

당신이 행복하게 지낸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겁니다

나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부디 몸만은 건강하세요

멀리 하늘 아래서 당신의 행복을 기도합니다. 이만 총총"



남작은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에게 거절 편지를 써달라고 무뚝뚝하게 말한다. 굵직한 만년필로 잉크는 칠흑, 종이는 마쓰야 원고지를 선택했다. 뜻이 잘 전달되어 남작은 '나'에게 맛있는 이탈리안 전채요리, 장어요리, 디저트를 선물한다. 선대 할머니가 좋아하던 장어를 먹으며 남작이 '나'의 어린 시절을 들려주고 나는 혼자 큰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편지 잘 받았다

나도 돈이 없어서 빌려주는 건 일절 불가능하다

나쁜 소리를 하지 않겠다. 다른 데서 알아봐라

다만 돈은 빌려줄 수 없지만 밥은 사줄 수 있다

배가 고파서 미칠 것 같으면 가마쿠라에 와라

네가 좋아하는 것을 배불리 먹게 해 주지

앞으로 추워질 텐데 몸조심하고 건투를 빈다. 이상"


출판사에 다니는 사람에게 청탁서를 부탁받지만 편집자 자질이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한다. 손님에게 심하게 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오히려 연말에 그 청년에게 감사의 편지를 받는다.


악필인 여자는 시어머니 환갑을 축하하는 카드 대필을 원한다. 글씨는 그 사람 자체라고 믿었던 것이 편견임을 깨닫고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도 있음을 알게 된다. 볼펜으로 카렌 씨의 맑고도 신중한 느낌을 담는다.

"생신 축하합니다

환갑 축하 선물로 새빨간 장미 60송이를 보내드립니다

아버님과 다정하게 지내시는 모습은 저희 부부의 이상이랍니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계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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