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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Jan 05. 2022

검사받지 않아도 되는 독서감상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는 수많은 철학자 중 14명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소개한 이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이다. 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를 명상록을 읽는 내내 생각해보았다.


로마의 오현제 중 마지막 황제인 그는 우연히 황제가 되었다고 한다. 안토니누스 황제의 양자가 되어 어릴 때 유명한 스승들로부터 좋은 교육을 받았고 12살 때부터 철학에 흥미를 보였고 스토아 철학에 입문하였다. 그는 권력이 사람을 바꾸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권력을 모두 주는 것은 위험하다는 상식을 과감히 깨뜨린 사람이다. 그가 집권할 때는 전염병이 창궐하고 게르만족이 끊임없이 침략하는 어려운 시기였다. 명상록, 자신의 일기에서 늘 자신에게 주문하고 자신을 다독인 면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나라에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는 세금을 올리는 대신 자신의 재산을 내놓았고, 늘 철학을 공부하고 고전을 읽었다. 또한 전쟁터에 직접 참전하여 용기를 북돋아주며 자신의 비관주의를 누르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전쟁터에서 수많은 죽음을 보았을 것이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삶을 절대로 살지 못하는 삶을 가장 두려워했다.



저자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우렐리우스와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엇이 그를 침대에서 나오게 했을까 생각한다. 명상록 제 5권에 나온다. " 날이 밝았는데도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을 때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라. 나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이다." 황제는 그 당시 로마인들처럼 새벽부터 일어나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여건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습관화 되지 않아 평생 실천을 힘들어했고 늘 오후에 임무를 보았다고 한다.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철학이 필요하다. 만약 사소하다고 치부하고 계속 침대에 머물게 한다면 철학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것이 모여 중요한 문제를 선택할 때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빨간 불인데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매우 중요한 양심적인 문제를 선택하는데 있어 반드시 옳은 선택을 하라는 보장은 없다. 무심코 그러나 습관이 되어 있는 나의 행동과 태도가 나의 철학인 것 같다.



황제의 철학은 거창하다. 인류를 위한 공동의 선을 추구하라고 한다. 우리는 우주의 원리 중에 하나이자 부분이고 모두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공동의 선이다. 따라서 악인도 필요하고 노예도 필요하다. 약간 운명론과 같은 가치는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그 당시는 계급제도가 있었기에 노예는 노예대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명분이 필요했고 지배자는 지배자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당위성이 필요했을 것이다. 운명론은 지배자에게 순응하게 만든다. 운명과 인연은 다른 것인가.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만나게 된 가족들과 지인들의 인연은 무척 신비롭다. 신이 있다고 믿게 되기도 하다. 운명이 정해졌다면 나는 선택을 할 때마다 아까처럼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다. 이 선택을 했기에 만나는 인연이 있고 저 선택을 했다면 또 다른 인연이 기다릴 수도 있지 않는가. 그러나 방대한 우주 안에서 나의 이 역할이 소중하기 때문에 충실히 행하라는 그의 명령은 한편으로 매력적이기도 하다. 나의 역할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오로지 나만이 수행할 수 있기에 타인의 충고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외면하라고 한다. 나의 역할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사명감에서 나온 행동은 자신과 타인을 드높이기 위한 자발적 행동이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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