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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Jan 06. 2022

검사받지 않아도 되는 독서감상문

박현희의 <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를 읽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 책을 읽은 이유는 나도 나를 돌볼 시간이 되었기에 조급한 마음 반, 위로가 될 것 같다는 기대 반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에 경찰 대학을 가겠다고 결심을 한 딸과 석 달 가까이 등산을 하고 조금 체력이 길러졌는데 딸이 사회학과로 계획을 바꿔 둘의 실행은 시들해졌다. 남편이랑 남한산성 둘레길 걷기도 두 달 정도 하고 집안 행사가 많이 생겨 또 시들해졌다. 운동을 하긴 해야 하는데 늘 마음이 무겁고 불안했다. 책 속의 저자도 몸이 신호를 보냈다. 발톱 무좀인 줄 알았는데 노화란다. 노안에 그리고 과식하지 않는데도 과체중까지. 근육은 빠지고 회복력은 느리다. 안 아픈 데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몸을 돌보기 위해 달리기를 하고 몸에 관심을 기울인다. 여행지에서도 달리고 퇴근한 후에 달리고 일순위나 이순위, 무언가를 버리고 달리기를 실천한다. 자부심과 성취감과 좋은 인성까지 생겼다고 한다. 거기에 몸쓰기를 기록하는 100일 글쓰기까지 같이 한다. 


나이가 들면 몸만 변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변한다. 우선 나는 나이가 든다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노화가 낯설었다. 우울했다. 어느새 나는 이만큼 온 것이지 억울하기까지 했다. 회복이 느림에 짜증났다. 더욱 몸을 쓰지 않게 되었다. 여학생들은 체육 시간에 적극적이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가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는 줄도 몰랐다. "옛날 사람"이라는 단어처럼 우리 사회는 나이듦을 존중과 보살핌보다는 우스꽝스럽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많이 사용했으니 조금 고장이 나고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억울해하지 말고 이제부터 여유롭게 고장난 느린 나를 돌보면 되는 것이다. 나도 예민한 편이 아니라 나의 몸과 마음이 주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이제 떳떳하고 당당하게 한 살 한 살 나이듦을 알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몸을 보살피기로 결심했다. 너무 열심히 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는 다른 종류의 힘을 발휘해야겠다. 위로와 응원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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