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학습지 회사는 연구원들이 교재를 만든다. 많은 노력을 걸쳐 전문가들이 정성껏 만든다. 참 좋은 교재라는 감탄이 나온다. 다만 내가 어릴 적 읽었던 명작 전집에서 아무 감흥을 받지 못한 것처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 아닐 때가 있음이 안타깝다. 이유가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은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책으로 바꿔 달라는 반품 요청이 많아 유명한 책을 선정하지 않기도 한다. 또 학교 교과 과정에 맞춰 교재를 만들기 때문에 재미없지만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하기도 한다. 교재비 연구비를 아끼기 위해 몇 년 동안 같은 교재를 쓰기도 한다. 특히 1, 2학년 아이들은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는데 참 난감할 때가 많았다. 시중에는 좋은 그림책이 무척 많은데 아이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책에 대한 흥미와 애정이 생기지 않아 고민 끝에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문제집처럼 잘 풀어낸 교재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프랜차이즈 학습지 회사는 교사들을 교육시킨다. 당연히 수업을 잘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 교수법, 토론 기술, 글쓰기 방법 등 다양하게 교육을 시키고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한 영업 교육도 시킨다. 영업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것은 개인 적성의 문제이다. 나는 적성에 맞지 않아 독서가 무척 중요한 부분이니 꼭 수업을 들으라는 말을 하는 영업이 어려웠다. 학습지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사무실에 나가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나 운동회, 학부모 총회 등의 행사가 있을 경우는 학교 앞에서 홍보를 하기도 한다. 요즘 누가 전단지를 보고 학원을 선택하나, 지식 창에 수많은 정보, 맘 카페의 유용한 정보, 먼저 경험한 지인들의 추천으로 소비자들은 현명한 선택을 한다. 그러나 전단지와 함께 주는 사은품도 선생님들의 돈으로 써야 하는 구조를 보면 무언가 불합리한 거래가 있는 듯하다.
학습지 교사는 교육비를 소비자에게 직접 받는다. 그 교육비 안에는 소비자가 갖게 되는 교재비와 교육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교사들은 교재비를 다시 회사에 보낸다. 학습지 회사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수입의 40% 정도를 회사가 갖는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그룹으로 수업을 한다. 1인 수업을 1시간 정도 하게 되면 하루에 가르칠 수 있는 아이들이 적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이 잘 만든 교재로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이 있기는 하지만 40%라는 회사의 이윤 구조 또한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는 홍보비가 포함되어 있다. 브랜드를 믿고 나에게 온 회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는 노력에 비해 적은 임금은 회사를 퇴사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였다. 특히 직접 집으로 방문을 하는 교사는 교통비가 더 나온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경단녀이지만 용기를 내고 사회 활동을 시작한 선생님들은 처음에는 열심히 일하려고 했으나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힘들어하고 회사는 다독이기보다는 보채는 분위기였다. 유명인을 모델로 광고를 하지 말고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는 교사들을 돌보는 것, 고민을 들어주는 것, 회원과 잘 소통하게 도와주는 것, 이것이 회사가 더 오래 롱런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회사를 퇴사하고 나는 내가 좋아했고 내 아이들이 좋아했던 책을 선정하고 내가 직접 교재를 만들어보겠다고 결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