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페나크 작가는 학창 시절에는 열등생이었다. 그러나 독서에는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뒤늦게 공부하여 문학 석사를 받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어린이책 "까모 시리즈"를 집필해 작가로서 성공도 한다.
우리 어른들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대라고 하며 자신의 경험과 실패를 근거로 백 가지도 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달라고 밤마다 잠자리에서 졸라대던 수많은 아이들이 왜 학교에 들어가면 또는 글자를 알게 되면 또는 스스로 책을 읽을 시기가 되면 책을 멀리하고 싫어하는 것일까 의문을 던진다. 무상의 베풂으로 부모가 읽어주던 이야기는 이제 아이 혼자 고독하게 그리고 고통스러운 작업을 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바꾼다. 내용을 기억해야 하고 정확히 글자를 발음해야 하고 감상을 이야기해야 하는 읽기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책을 추천할 때 단지 한 마디만 한다. "이 책 진짜 재밌어. 읽어봐." 책을 읽는 즐거움은 혼자만의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만의 비밀 공간에서 작가가 던지는 이야기를 마음대로 상상하고 마음대로 느낀다. 그리고 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독서지도에서는 마치 교리처럼 책은 꼭 읽어야 함만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읽기의 즐거움을 가르쳐야 한다.
작가는 학교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교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책을 수업 시간에 읽어주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이 생긴다. 물론 자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 또한 독서의 즐거움이라 말한다. 아이들은 이제는 본인들이 찾아 읽겠다고 한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마치 작가의 목소리로 변해 이 세상에 둘만 아는 비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또는 아름답게 또는 묘하게 들려준 것이다. 읽기가 쉽다고 생각하고 혼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도 초등학교 4학년까지 아이들과 같이 책을 소리 내어 읽었다. 아이들과 번갈아 읽기도 했지만 대부분 내가 읽었다. 어느 날 수학학원에 갈 시간이 되어 읽기를 멈췄다. 큰 아이, 둘째 아이 모두 뒷이야기가 궁금해 죽는다. 갑자기 큰 아이는 책을 집어 들고나가 버렸다. 아이는 수학학원에서 그 책을 다 읽고 왔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책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찾아 읽는 순간일 것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책을 나눠주고 반만 읽어오게 한다. 너무나 바쁜 아이들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끝까지 다 읽어온다. 너무나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며 엄청 뿌듯한 얼굴로 말한다. 차츰 책이 두꺼워질수록 이와 같은 상황은 줄어들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읽기의 즐거움을 안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읽기의 즐거움을 알았는데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책을 읽는 시간은 삶의 시간을 확장한다. 행복하고 주체적인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꼬치꼬치 묻지 않고 틀린 답을 말해도 되고 기억을 못 해도 나무라지 않는 독서지도를 부모, 교사가 해야 한다. 제발 읽어만 오라고 오늘도 아이들에게 말한다. 읽어오면 즐거운 시간이 펼쳐진다. 우선 읽기의 노력을 한 성취감이 스스로에게 주어지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궁금했던 답을 남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알게 된다. 책을 통해 독해력이 늘고, 사고력이 늘고, 배경지식이 늘어나는 실질적인 지식의 목적을 위해 책을 읽는 이유가 다가 아닐 것이다. 남을 배려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읽는 도덕적인 의무가 책을 읽는 이유의 전부도 아닐 것이다. 그저 "재미있음 “이 독서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재미있는 소설에 푹 빠졌을 때가 있었지’라고 생각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무엇을 어떻게 읽든-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 (소설처럼 P19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건너뛰며 읽을 권리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책을 다시 읽을 권리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보바리슴을 누릴 권리-책을 통해서 전염되는 병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소리 내서 읽을 권리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소설처럼 P91)
-배우기 위해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지식을 쌓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어디서 왔는지 알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 위해서
-타인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어디로 가는지 알기 위해서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서
-현재의 우리를 직시하기 위해서
-지난 시대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서
-선조들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자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우리의 문명을 이루고 있는 근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끝없는 호기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서
-교양을 쌓기 위해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기 위해서
-비판 정신을 기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