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아주 가끔 절대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 아닌 다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짜 좋아하는 일 맞나, 적성에 맞는지 검사도 한다. 그러다가 다른 일을 하고 다시 돌아온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면서. 나도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 특히 아이들을 좋아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방황한 적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딱 너의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다시 돌아가는 걸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어느 순간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 보면 적성에 맞는 것 같다. 그럼 나는 왜 이런 매너리즘에 빠진 것일까.
나는 어른이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만남만 가지고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 책만 읽는다든지, 아이들 수준에서만 생각을 하면 한계가 온다. 나는 도서관에서 어른들과 독서모임을 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을 가진다. 각자 추천한 책을 읽고 논제도 만들고 두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늘 글을 쓴다. 혼자 책을 읽고 생각을 적는 글과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적는 글은 많이 달라진다. 타인의 경험으로 나의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막힌 생각에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은 일상에 맴돌다가 소중한 글이 된다. 사실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기는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그 고비만 넘기면 다른 세상이 보이는 것이 참 신기하다.
그림책으로 철학하기 독서모임도 한다. 철학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그림책은 워낙 좋아하는 분야라 관심이 갔다. 모인 분들이 각양각색이라 더 매력적이다. 유치원생 아이를 키우는 분들, 정년퇴직을 하고 오신 분들, 출판사 근무를 하시는 분, 아동학을 공부 중인 대학교 4학년 학생, 책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들로 나이와 하는 일이 다채롭다. 그림책은 우선 여유가 있어야 잘 볼 수 있다. 글씨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신기하게 다른 것이 보인다. 그림을 주체적으로 본 것은 나의 철학이다. 답이 없기에 맞을 수도, 틀릴 수도, 다를 수도 있다. 또 누구와 어떤 자세와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시 색깔이 달라진다. 혼자 보는 책, 같이 보는 책은 같은 책이지만 다르다. 글과 그림의 유기적 관계처럼 사람들도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나의 허전한 부분은 이렇게 어른들과의 대화를 통해 채워지는 것 같다. 아이들을 교육하시는 분들에게 독서모임을 꼭 추천한다. 가까운 도서관에 가면 정기적으로 모이는 독서모임이 있을 것이다. 어떤 분위기인지 물어보고 읽고 있는 책 목록을 보면서 나와 맞을지 생각해보고 가입하면 좋다. 또는 가족끼리, 지인끼리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모임을 만들어도 좋다. 요즘은 앱으로 독서모임도 많이 하니까 찾아보면 좋은 모임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