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글을 쓰는 작업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단순히 일기를 쓰는 것 같지만, 나름의 사명을 가지고 글을 쓰는 당사자들은 아닌 듯하다. 글을 쓰기 위해 분위기 있는 장소로 떠나기도 하고, 마음에 안 들어 쓰던 종이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지기도 하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뭘 또 저렇게 까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아 제대로 된 글을 쓰려면 저 정도 스트레스와 노력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 역시 글을 쓰는 것에 지레 겁을 먹었었다. 마음 한편에는 내 이름 석자가 들어간 책을 출간해보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시중의 베스트셀러 도서들을 읽다 보면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좀 더 실력을 쌓고 글을 써보자 하며 미뤄두곤 했다. 보는 이가 와 어떻게 이렇게 문장을 쓸 수 있지, 와 진짜 이 사람 똑똑하네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오는 글만 봐서 그런가? 내 글쓰기 실력은 한없이 고등학생 일기 수준에 불과한 것 같았다. (아니, 정말 그렇다)
어느 날, 회사에서 여유 시간이 생겨 예전에 교환학생 때 기록용으로 써두었던 글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생각보다 잘 읽히대?... 진지한 문장이나 내용은 진지하지 않고 문장은 짧고 간결하니 심심풀이로 보기 딱 좋았다. 순간 머리 속에 든 생각이..
' 나 설마 재능 썩히고 있는 거 아니야?'
이러한 자만심 때문에 생각해낸 것이 브런치였고, 나를 시험해보려 한다. 본격적으로 나만의 문장들을 써 내려가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내가 진짜 가능성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나의 글은 몇 가지 주제가 있을 것인데
일단 일상 단상 : 집값 단상, 꼰대 단상 등 20대 사회 초년생의 생각을 정리할 것이다.
너무나 당연 여행 : 지금까지 호주, 일본, 대만, 미국, 싱가포르, 라오스, 홍콩, 마카오,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독일을 여행했다. 물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행 덕후들에 비하면 약소하나.. 이 정도면 여행 좋아한다는 건 어필될 듯싶다. 앞으로는 한국인이 잘 안 가는 나라를 찾아서 여행할 예정이라 신선한 재미가 있지 않을지..
음 많을 줄 알았는데 일단 단상들 하고 여행 후기 정도로 글을 써야겠다. 아마 단상에 거의 모든 잡다한 글들이 다 포함될 것 같다.
아무튼 여행 가기 전, 캐리어에 차곡차곡 꽉꽉 눌러가며 짐을 챙기는 마음으로
옷, 수건 하나하나 꼼꼼히 접는 기분으로
마음 편하게, 설레는 기분으로 진솔한 글을 써가며 만의 공간을 채워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