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하영 Apr 20. 2019

비교하기

2016.02.02 기록

오늘은 개강날이다. 나는 화수에만 수업이 있지만 오늘은 미리 교실도 찾아둘 겸 학교를 둘러 다녔다. 가끔 international office를 가면서 느낀 거지만 학교 내부가 참 잘 꾸며져 있다. 책상, 의자 모든 게 꼼꼼하게 체크되고 골라진 느낌. 특히 도서관이 으뜸이었는데 책은 별로 없어 보였지만 공부할 맛이 절로 나게 하는 시설을 자랑하고 있었다. 




-> 이게 열람실. 의자가 마약 의자다. 정말 편하다. 



이대 ECC와 성대 수원캠 디도를 섞어 놓은 느낌이다. 규모는 더 작지만 뭔가 분명 한국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올 것 같은 시설이다. (ex - 흔한 북유럽 대학교 도서관). 항상 시설 좋은 대학교에서 공부해보는 게 로망이었는데 이제야 꿈이 이뤄졌다. 앞으로 간간히 가서 이용해야겠다. 도서관 바로 옆에는 서점도 있는데 서점도 교보문고나 반디 앤 루니스보다 잘 꾸며져 있다. 그리고 옆 공간에 dtu기념품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대학교 굿즈 하면 후드티지' 하고 봤더니 왠 DOHC, ASK에나 있을법한 휘장이 있어서 이내 곧 단념했다.


도서관을 나와서 교실들도 찾아갔는데 사실 외관은 한양대보다 못하다. 한국의 고등학교나 중학교 같은 느낌. 사실 서유럽이나 동유럽의 학교는 옛날 고성 같은 느낌이 많아서 유럽 교환학생을 가면 자연히 기대하기 마련이다. 처음에 DTU 사진을 보고 실망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무슨 공장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실내를 둘러보며 정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한양대의 ITBT관과 비슷한 건물인 Compute Engineering 건물을 찾아가 보았는데 



이렇게 밝고 실내에 저런 나무들이 있다. 저기 안에 들어가서 코딩하고 있으면 안 되던 컴파일도 다 성공할 것 같았다. 음지에 위치해 항상 어두컴컴한 ITBT와는 정말 비교되었다. 사실 이번에 교환학생 와서는 코딩 과목을 신청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구글링 하며 에러 해결하느라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간히 이 건물에 와서 컴퓨터나 만지작거려야겠다. 


이 건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건물이 이렇게 감각적인 가구들로 꾸며져 있다. 한양대도 좀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무슨 한양 8 경이라고 곳곳에 사자모양 벤치를 설치하고 있는데 그 비용으로 이렇게 내부에 투자하면 어떨지. 


덴마크는 하도 겨울이 길어서 1년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지내게 되는데 내부에서 안락하고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계속 꾸미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고유의 디자인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덴마크에는 "Hygge 휘게"라고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는 고유명사가 있는데 이 역시 이런 디자인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휘게는 사실 우리나라의 '정'처럼 뭔가 형용하기 어려운 단어인데 교환학생 기간 동안 한번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DTU에서  특이한 것이 있는데 바로 거리 이름이다. 



vej는 ~로 이 뜻인데 이 길은 에너지로다. 참고로 나는 elektrovej(전자로)에 살고 있다. 말고도 Fysikvej (물리로), Kemikalievej (화학로) 등이 있다. (정말로 내 주소에는 전자로가 들어간다)



요즘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인의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에게도 외국인 친구들이 어떠냐에 따라 그들 국가의 이미지가 각인된다. (이탈리아, 홍콩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정말 착함..... 이렇게) 내가 직접 느끼니까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 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와 동시에 사실 이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임을 명심하고 국가 이미지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개개인마다 성향이 다를 수 있으니까. 사실 미국인들이 내 컨테이너에 많이 사는데 그들의 성향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위스콘신에서 온 여자에는 숫기가 없는 것 같고 반면 시카고에서 온 여자애는 그냥 내가 생각한 미국인이다. (웃긴 게 패션 스타일도 위스콘신 출신은 위스콘신 출신 같이 입는다.) 컨테이너에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다양한 국적이 있는 게 아니라서 (미국인 몰림) 약간 실망스럽지만 ㅋ 뭐 여하튼 긍정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 How are you 질문을 받고 기분이 평타일 때 fine 말고 다른 대답 거리가 있는지도 좀 알아가야겠음. 



'19년 감상평 :

회사를 다니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실내 인테리어가 주는 효과는 어마어마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너무 덴마크가 그리움. 

매거진의 이전글 일주일이 지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