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sunny juice camera

땅에 발이 묶여 있을 뿐인 나는 기쁨을 가라앉힐 수 없었고 기쁨도 나를 올려 보낼 수 없었다. 어차피 나는 내 몫을 다 했으니 나머지는 시간의 몫인 것이다. 켜켜이 쌓인 기억의 틈에 손을 억지로 끼워 넣어 잃어버린 것들을 더듬어 봐도 손끝에 딸려오는 것은 너저분한 잔해뿐일 테니까. 

숨이 막힘은 숨을 버려야 없어질 테고, 마음의 통증은 마음을 버려야 없어질 테고, 몸의 통증은 몸을 버려야 없어질 테고, 당신이 아프면 당신을 버려야 괜찮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