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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chid Mar 05. 2016

가루 설탕



날이 선 바람이 이제 그만 자기를 놓아 달라고 외친다. 하지만 나는 이빨에서 소리가 날 만큼 덜덜 떨고 있으면서도 그 바람을 놓지도 못하고 바라보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바닥에게 말을 건다. 바닥은 끄덕이듯 치솟았다 내려앉길 반복한다.

내일을 바라면서도 내일이 두려운 마음을 언젠가 꼭 말하고 싶었는데. 우리는 헛되이 녹아버리고 쉽게 날아가고 서글프도록 달콤한 가루 설탕 같은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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