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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chid Mar 12. 2016

거짓말

sunny juice camera



평생을 기다리며 듣고 싶어 했던 말들이 모두 네 입에서 쏟아져 나왔어. 우습지만, 모든 말들이 거짓이었단 걸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 그때 아주 분명하게 알게 됐어. 달콤한 말들은 그 당도에 비례해 빨리 상해 버린다는 걸 말이야.


그 이후로 숨막히는 여름밤의 습도에 무력히 묻혀버릴 때라든가. 매서운 겨울 바람이 내 키보다 높이 달려들 때 네 말들이 내게 성큼 다가와. 실은 그 뒤로 괜찮아야만 했던 순간보다 괜찮지 않은 때가 더 많았어. 나는 누구보다 솔직했고 그게 부끄럽지는 않아. 그렇지만 그 단 거짓말들을 마지막까지 믿어보려 했던 건 꽤 부끄러워. 믿어버린 건 내 잘못이기에 계속되는 네 거짓말에 되려 내가 미안했을 정도니까.


내가 원했던 말은 내가 직접 스스로에게 들려줄게. 그건 네 거짓말들보다도 믿기 힘들지만, 끝없이 반복하다 보면 꽤 그럴듯해질 거라 생각해. 미안해. 너도 조금은 내게 미안했으면 하는 욕심까지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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