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rchid Mar 23. 2016

선율

minolta x-300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선율은 내면의 목소리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가사를 입힌 노래를 듣기보다 그 선율 속에 들어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 더 재미있다. 애쓰는 허세도 능글맞은 노련함도 비릿한 날것도 빽빽한 고민도 다 담겨있는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듣고 싶은 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듣고 싶어 했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허황된 건 아주 멀리 날아가지만, 진짜는 마지막까지 곁에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완성되길 원한다 해도 끝없이 어긋나고 부서지길 반복해야 할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허물어질 것까지 감내해야 하겠지. 손에 만져지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아도 그런 날이 올 거란 확신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심해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