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카페 찾기

커피 리브레 예찬

by 배경자

돈을 벌기 위해서 카페를 하면, 모든 것에 돈이 우선하게 된다. 커피의 품질, 커피와 곁들이는 디저트. 심지어 고객까지도 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된다. 이런 생각들은 알게 모르게 카페의 구석구석에 스며들고, 손님들은 내가 이 가게에서 단순히 사장의 돈벌이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게 된다. 이런 가게들은 바이럴 마케팅이니 요즘 유행하는 핫플스러움으로 잠시 고객의 눈을 속일 수는 있지만 결코 길게 갈 수는 없다. 물론 그럼에도 당연히 이런 방식으로 업종을 바꿔가며 돈을 버는 것은 좋은 사업 전략이다. 그리고 이런 가게들을 최대한 피해 가는 것도 고객들의 좋은 소비 전략이 된다.


반대로 커피가 중심인 카페를 운영하면, 모든 것에 커피가 우선하게 된다. 신선한 원두와 적절한 추출, 커피에 곁들이기 좋은 디저트 심지어 고객까지도 모든 것이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위한 수단이 된다. 고객들은 정말 좋은 커피를 대접받는다는 것을 진정성 있게 느끼게 되고, 최고의 가치를 제공해주는 가게의 사장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입소문은 점점 퍼지게 되고, 현란한 요소나 바이럴 마케팅이 없이도 진짜 핫플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다. 이런 가게들은 초심을 잃지 않는 이상 오랜 시간 살아남아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사장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소위 말하는 윈윈인 셈이다.


두 번째의 사례로 대표적인 곳을 꼽으라면 커피 리브레를 꼽고 싶다. 정말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가격은 또 어찌나 착한지. 돈을 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리브레에서는 돈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커피 재배와 수확, 가공에 필요한 현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생산 시스템의 체력을 바탕으로 지구 반대편의 소비자들에게 늘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은, 반드시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리브레에게 아무런 돈을 제공받지 않았지만 이렇게 긴 시간을 들여서 장문의 글을 쓴다. 지불한 가격을 넘어서 내가 경험하고 제공받는 가치에 대한 감사함이 늘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장사는 이게 질인지도 모르겠다. 고객들에게 얼마나 받을 수 있냐를 고민하기 전에 얼마나 많이 줄 수 있냐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고객들은 알아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사장의 주머니를 배불리게 할 것이다. 집이 멀어 자주 갈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가게의 진정한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그런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


요즘은 마케팅의 시대라고 한다. 있는 것보다 더 부풀려 알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기인 것 같은데 이상하게 요즘 세상에서는 좋은 마케팅으로 통용되는 것 같아서 영 마음이 불편하다. 게다가 염치도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 사람들의 평가로 붙여져야 할 명성을 스스로 달고 나오는 경우도 종종 본다. 낯 부끄럽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자기 PR의 시대라지만, 앞뒤 순서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생각하면, 스스로 지나치게 PR 하는 가게들은 일단 거르고 볼 수 있으니 긍정적인 부분이 없다고도 할 수는 없다. 케팅의 역설인 셈이다.


브랜딩이고 마케팅이고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실 다 가치관이라는 본질적인 요소를 드러내기 위한 방법론이라는 사실을 다들 너무 간과하는 것 같다. 치관은 없이 그럴듯한 브랜딩과 마케팅만 난무하는 세상이다. 마치 자켓 소매에 붙은 핸드메이드 라벨 같다. 당초 옷장에 빼곡하게 걸린 자켓들의 정보를 손쉽게 알리기 위해서 전시된 옷들의 소매 부분에 임시로 달아둔 라벨은, 이제 거의 대부분의 기성복들의 필수 장식이 되었다. 비싼 옷들의 정보를 알리기 위한 라벨이 되려 고급스러움의 상징이 되어 버렸고, 정작 라벨을 떼지 않은 옷들은 고급스럽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 글은 리브레에 관한 글이 아니었다. 지난 속초 여행에서 겪은 충격적인 카페 방문기를 올리려던 셈이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돈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분에게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이렇게 가져다 바친다는 것이 너무 분해서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되려 떠오른 것이 정확히 그 반대 지점에 있는 리브레였다. 속초 카페의 사장님을 비난하기보다, 리브레를 널리 알리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이렇게 나의 첫 내돈내쓴 리브레 광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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