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바트로스 Jan 01. 2021

남인도, 이국적인 힌두교 사원과 교회 그리고 사람들

남인도 티루치라팔리 여행의 추억


1.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힌두교 사원
2. 인도 전통복장을 한 크리스챤들
3. 바위위의 요새와 사원


가끔은 지난 여행에 대한 추억에 젖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오늘은 6년 전 2014년으로 떠나보겠습니다. 그 해 겨울, 저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 홀로 배낭 하나만 매고 한 달간 인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첫 직장에 취업이 결정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고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저는 비행기 값을 아끼려고 남인도의 이름도 생소한 작은 도시 티루치라팔리(Tiruchirappalli)를 통해 인도에 입국했습니다.


인도 티루치라팔리의 Sri Ranganatha Swamy 사원


첫날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서 릭샤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 길에 느꼈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 닭, 개 등 온갖 동물들과 뒤엉켜서 길거리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고, 거리에는 쓰레기 태우는 냄새와 매캐한 매연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해가 밝고 돌아본 인도 남부의 작은 도시 티루치라팔리는 남인도의 힌두교 유적이 잘 보존되어있는 도시였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희한하면서도 웅장한 힌두교 사원의 광경에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원 내부의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

 

티루치라팔리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 Sri Ranganatha Swamy 내부입니다. 힌두교의 랑가 나타 신에게 바쳐진 사원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사원은 인도와 네팔 전역에 퍼져있는 108개의 Divya Desam(성스러운 곳)중 하나라고 합니다. 4세기 드라비아 양식으로 1300년경 지어져 수차례의 침략을 견뎌내며 살아남은 사원이라고 하니 수십 차례 왕조가 바뀌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인도의 다이내믹한 역사를 느껴집니다.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Church of Lady Lourdes


사원을 둘러보고 향한 곳은 도시 중심부였습니다. 이 곳에서 유명한 교회 Church of Lady Lourdes입니다. 힌두교 사원도 아니고 교회 안에 인도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은 이 곳 인도에서밖에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풍경이 아닐까요? 힌두교와 불교 그리고 명상의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인도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바위위에 지어진 사원겸 요새 락포트(Rock Fort)


지도를 대충 보며 발 닿는 대로 걸으니 거대한 바위 위에 요새 같은 것이 올려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바로 락포트(Rock Fort)였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락 포트는 바위 위에 지어진 요새이자 힌두교 신전입니다. 10~13세기 인도 남부를 지배했던 다양한 왕조들의 흥망성쇠와 전쟁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었습니다. 이 요새는 83 미터나 되는 바위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힌두교 신전은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와도 닮아 있습니다.


락포트 안의 코끼리


인도하면 역시 코끼리를 빼놓을 수 없겠죠? 예상했던 대로 인도에서는 생각보다 흔하게 코끼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사원에서 기르기도 하고 마을에 코끼리 축사 같은 것이 있는 곳도 많았습니다. 인도에서 코끼리는 성스러운 동물로 여겨진다고 하네요.


티루치라팔리 중심부에서 바라본 풍경


티루치라팔리의 매력은 사원이나 독특한 도시 풍경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티루치라팔리를 다른 관광지와 다른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때 묻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곳에서는 저 말고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특별한 사람이 됩니다.


사원 안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과 기도하는 사람들


티루치라팔리 사람들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현지인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며 다짜고짜 카메라를 들이밉니다.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다가와 팔짱을 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도는 호객행위와 바가지로 악명이 높다고 익히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사진을 찍고 돈을 달라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낯선 이방인을 편견 없이 순수하게 바라봐 주었습니다. 이상 오늘은 인도의 낯선 도시 티루치라팔리로 떠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요즘 인천공항 국제선 풍경은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