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시절부터 인천공항은 저에게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고된 유학생활과 타국에서의 직장생활과 여행을 마치고 한국을 찾을 때면 변함없는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고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던 고향 친구와 같은 그 특별한 장소. 저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기 위해 작년 말 또다시 반가운 인천공항을 찾았습니다.
위험하진 않을까? 정말 해도 되는 거야?
무슨 일이든 직접 해보기 전에는 수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생각만 하고 있으면 불확실한 상황에 불안감과 걱정만 늘어나고 결국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단 망설이지 말고 바로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11월 중순에현지 입국정보, 항공, 숙박을 알아보고 곧바로 필요한 과정을 끝마쳤습니다. 그리고 12월 13일 오늘은 드디어 출국하러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날입니다.
작년말 텅 빈 인천공항 국제선 풍경
오랜만에 찾은 인천공항은 너무썰렁했습니다.출국장으로 향하는 무빙워크에서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걱정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를 찾았습니다. 항공사 직원분은에스토니아 현지 거주지 주소와 방문 목적에 대해 물어보았고 관련 서류를 요청하셨습니다. 에스토니아 비자 취득을 위한 사전조사 겸 방문이라는 목적을 이야기하고 에스토니아 외교부에서 회신받은 이메일을 제시했고 무사히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다.시.만.나.자. 텅 빈 전광판 그리고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
이렇게 무사히 에스토니아 입국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고 출국장에 들어서서 바라본 풍경은 낯설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전광판을 가득 메우고 있을 비행기 행선지는 이제 텅텅 비었고 식당을 비롯한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극소수의 관광객 외에는 방호복을 입은 직원분들만이 분주하게 공항을 누비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코로나가 휩쓸고 간 공항에서 예전과 같은 활기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갈 곳 잃은 로봇과 비행기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 팬더믹은 한 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한 해가 갔습니다. 갈 곳 잃은 로봇과 텅 빈 비행기가 저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합니다. 2021년 새해에는 인천공항이 조금 더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