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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Feb 08. 2021

공포는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

공포라는 가장 무서운 전염병


코로나 팬더믹이 시작되고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이 정체모를 전염병은 순식간에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 사는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이처럼 사람들이 잘 모르는 현상이나 존재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어쩌면 공포감은 선사시대부터 후대에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인류 나름의 생존을 위한 발명품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포는 역설적으로 사람들을 교묘하게 지배하기도 한다. 나는 오늘 별로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유년시절 일화를 통해 공포가 어떻게 사람들을 조종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어린 시절 주말마다 나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서 억지로 교회에 나갔다. 당시 어린 나에게 교회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좁은 방에 모여서 교단 앞에 선 어떤 남자의 설교를 듣는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곳이었다. 그들은 목사의 지시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매번 비슷한 노래를 부르며 성경책 구절을 읽고 눈을 감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그때는 몰랐다. 동네 친구들과 뛰어놀고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는 그런 특별할 것 없는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었으며 그 나이 때 걱정 없이 논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권리였는지. 교회에는 어떤 재미있는 놀이도 신기한 발견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라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어린 시절 놀 권리와 스스로 생각할 권리를 박탈당했던 것이다.


교회에 모인 사람들은 예배가 끝나도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실 예배시간 보다도 훨씬 교묘한 것은 그들의 친교시간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말이 있다. “하나님 안 믿는 사람들은 모두 지옥가.” 그렇게 사람들은 서로의 가슴에 사후세계와 지옥이라는 공포를 심어주며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도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더욱 공고히 한다.


그렇게 2000여 년 전 머나먼 지금의 이스라엘 땅에서 태어난 예수라는 사람이 전 세계에 심어놓은 공포라는 무서운 전염병은 오늘날까지 사람들을 빈틈없이 지배하며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비단 지옥불에 대한 공포만은 아닐 것이다. 허영심, 돈, 성욕, 정치, 이념... 사람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모든 개념들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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