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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Feb 09. 2021

운이 좋아지려면 서점에 가라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

나는 사주팔자나 풍수지리 혹은 점이나 타로카드 같은 것들을 잘 믿지 않는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존심만큼은 남달리 강했던 나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게 정해져 있다.’는 식의 예정론이나 운명론을 본능적으로 싫어했다.


또한 경험상 어떤 형태로든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결국은 실패로 돌아가기 마련이었으며 명확하지 않은 실체에 대한 의존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약화시키고 인생의 운전대를 놓은 채 ‘될 대로 돼라’는 식의 태도를 조장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스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하던 나는 지난 3년간 놀라울 정도로 불운에 시달렸다.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나에게 길가던 사람이 갑자기 시비를 걸어오는가 하면 여자 친구와는 하루 걸러 한 번씩 심한 말다툼을 했으며 사소한 오해로 5년 지기 친구들과 멀어지기도 했다. 1년에 한 번꼴로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결국은 백수가 되었다. 당연히 가족과의 관계도 좋을 리 없었다.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사주팔자에서 말하는 삼재에 들어와 있었다. 어떤 보이지 않는 불운의 사이클에 빠져들어있던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어느 한 방면에서 혹은 인생의 여러 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좋지 않은 사건들이 내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면서 안 좋은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나는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니터 앞에 멍하니 앉아서 타로점이나 오늘의 운세 따위를 찾아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나는 이 일을 계기로 사주팔자를 믿게 되었다는 식의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이 것은 순응과 받아들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개인의 내면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다.


부정적인 사이클을 끊어내려고 발버둥 치고 있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나는 책 한 권을 알게 되었다. 바로 자기 계발 분야의 아버지로 불리는 ‘나폴레온 힐’이 쓴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라는 조금은 뻔한 제목의  책이었다. 의심의 눈초리로 이 책을 천천히 읽어가던 나는 이 책이 절망적이었던 지난 3년간의 부정적인 사이클을 끊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줄 한줄기 빛임을 직감했다.


이 책은 어떤 부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하는 ‘악마’라는 존재를 나폴레옹 힐이 직접 인터뷰하며 악마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놀라운 점은 악마는 의외로 편협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놀라울 정도로 교묘하지만 자신의 성질을 스스로 정의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인간보다 나약하다.


이 책의 정의에 따르면 ‘악마’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음의 성질 혹은 부정적인 성질을 띄는 모든 것이다. 악마는 인간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방황하게 하며 우리가 스스로 사고하고 원하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을 방해한다. 악마란 악의를 가진 무엇이라기보다는 자연법칙과 같은 하나의 성질이라는 관점이 인상적이다.


주로 두려움과 걱정을 매개로 인간의 마음속에 기생하는 이 악마라는 존재는 과식으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파괴하는 습관, 성욕에 지나치게 탐닉하는 습관 그리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명확히 표현하지 않는 습관을 통해 인간을 조종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 안에 악마가 살고 있음을 확신했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해치며 스스로 마음과 생각들을 돌보지 않으면서 악마가 내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게 놔둔 것은 사주팔자도 어떤 외부의 존재도 아닌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 모든 것들을 정상궤도로 돌려놓고 긍정적인 사이클로 되돌릴 수 있는 존재도 결국은 나 자신뿐이다.


코로나 백신을 손꼽아 기다리기 전에 우리 모두가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훨씬 더 손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좋은 책을 읽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며 건전한 생각을 한다는 조금은 식상하고 뻔해 보이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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