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

코로나 시대 좌충우돌 북유럽 에스토니아 여행기

by 알바트로스

호텔 뷔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여러 가지 음식을 양껏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한두 가지 음식에 집중할 수 없어서 먹고 나면 도무지 뭘 먹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호텔 뷔페에 가면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섭렵할 수도 있고 그중 한 가지 음식에 꽂혀서 그 음식만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도 있다. 어쨌든 나는 호텔 뷔페를 참 좋아한다. 폭넓은 선택의 자유와 포만감이 여유로운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호텔 뷔페를 좋아하는 타입의 사람이라면 에스토니아 여행은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최적화된 호텔 뷔페와 같은 나라이다. 남한 면적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나라에서는 유럽 전체를 통틀어서 중세시대 마을 풍경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탈린 올드타운부터 북유럽 감성 넘치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아기자기한 집들 그리고 러시아의 가장 유럽스러운 도시 상트페테부르크 어딘가를 걷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설원 풍경까지 다양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20210207_221220.jpg 2021년 2월 눈 내린 탈린 올드타운 전경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 그리고 계절별로 다양한 날씨는 에스토니아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매력이다.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핀란드, 스웨덴과 마주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 에스토니아에서는 6월 중순부터 따뜻한 기후와 여름 내내 해가 지지 않는 백야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겨울왕국 북유럽 답게 12월이 되면 폭설과 함께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기다리고 있다. 겨울의 에스토니아는 여름과는 정반대로 해가 정말 짧아서 보통 오후 3~4시 사이에 해가진다.


20210209_104115.jpg 2021년 어느 화창한 날의 탈린 올드타운


여행자들에게 에스토니아가 매력적인 이유는 잘 갖추어진 인프라와 편리한 대중교통에도 불구하고 다른 서유럽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높은 생활수준과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고도 한국이나 일본보다 생활물가가 낮다는 점은 여행자에게 큰 메리트임에 분명하다.


한 사람 기준 10~15유로(약 1~2만 원) 정도면 분위기 좋은 현지 레스토랑에서 와인 한잔을 곁들여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기본적으로 한국의 2/3 수준의 가격으로 고기, 빵, 야채, 과일 등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할 수 있다. 한 사람당 한 달에 500유로(약 60만 원) 정도면 훌륭한 아파트에 머물 수도 있다. 체감상 서울 물가보다 탈린의 물가가 조금 더 저렴하다.


20210128_110931 (1).jpg 에스토니아 서쪽 끝 발트해의 사아레마섬


다양한 볼거리와 날씨 그리고 저렴한 물가 외에도 에스토니아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다문화 국가 에스토니아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러시아, 독일, 핀란드, 스웨덴 등 다양한 문화적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에스토니아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인종차별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20210123_000230.jpg 젊음과 대학의 도시 타르투


미국이나 영국 등 흔히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에서 연이어 동양인을 비롯한 마이너리티에 대한 인종차별이 이슈가 되고 있는 반면 이 곳에서는 인종차별 관련 혐오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굳이 외국인을 내쫓으려 할 이유도 없고 자신들이 외국인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적 포용성은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에스토니아에서 배워야 할 점이지 않을까?


20210131_152637.jpg 북유럽 핀란드를 닮은 설원의 숲


지금까지 여행하기 좋은 나라 에스토니아의 극히 일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보았다. 다양한 볼거리와 날씨 그리고 훌륭한 사회적 인프라와 저렴한 물가는 에스토니아만의 매력이다.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와 사람들 또한 당신이 에스토니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코로나 시대에도 어쨌든 나같이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조금은 무모한 사람들을 통해서 세계 곳곳의 숨은 보물들이 빛을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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