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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Mar 18. 2021

시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

여행과 독서 그리고 글쓰기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실행할 수 있지만 현실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하려고 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바로 운동, 여행, 독서, 글쓰기 같은 일들이다. 나는 중요하지만 시급하지는 않은 이런 것들이야 말로 가장 크고 값지며 인생에 있어서 본질적인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책과 여행을 통해 낯선 경험을 받아들이고 내면세계를 넓혀가는 일.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기고 소통하는 일은 분명 사무실에 앉아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와 씨름하고 동료들 눈치 보는 일보다 훨씬 본질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일들을 하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장애물들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넘쳐나는 업무량에 야근과 회식으로 하루 한 시간 짬을 내서 운동하는 것조차 버거운 직장인들이 책을 읽고 정기적으로 여행을 떠나고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매달 통장에 꽂히는 고작 수백만 원 남짓한 돈에 영혼을 팔아넘기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에서 덜 중요한 일들을 걷어내고 더 중요한 일들에 집중하기 위해 백수가 되었다.


나는 월급을 포기하고 무제한의 시간과 여유를 선택했다. 덕분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자유,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눈앞의 좁은 세계관에 갇히지 않을 자유, 원할 때 글을 쓸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아직은 미흡하지만 내 밥값을 내가 벌어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시도하고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월급이 끊겨도 필요한 돈은 벌 수 있다는 뚝심과 자신감은 내 인생의 큰 무기가 되고 있다.


우리는 시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매몰되어 살고 있지는 않은가?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요한 일들을 뒤로 미루고 또 미뤄오지 않았는가? 달리기를 멈추고 한 번쯤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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