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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y Jul 18. 2019

Dear my friends!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면서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면서 썼던 글을 기록차원에서 브런치에 공유합니다. 


오랜만에 소식전합니다. 

청와대를 나온지 어느덧 반년이나 지났네요. 사실 많이 아팠습니다.  지난 10년 쉼없이 달렸는지 몸이 견디질 못했나 봅니다. 긴장이 풀리니 곳곳에 아픈 곳들이 드러나더군요.  나오자마자 10kg이나 빠졌으니요. 더군다나 갑작스럽게 나온것도 꽤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돌이켜보니 시민사회 6년 서울시 2년 청와대 1년 반 약 10여년여간 제 자신을 너무혹사시켜가며 일했습니다. 제 몸과 마음에게 미안했습니다. 다행히 이제 많이 건강합니다. 지난 서울국제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55분에 완주했으니까요. 주로 운동을 하며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시간이였습니다.  수영, 클라이밍, 복싱, 사이클... 이제 운동하는 삶은 저의 중요한 원칙이 되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큰 공직을 경험할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주로 사회혁신및 정부혁신 전반 정책을 설계했고, 정권초 인수위 없는 정부에서  광화문 1번가를 통해 촛불 민심을 수렴하는 공간을 여는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및 청와대 이전 업무를 담당했던것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대부분 하승창 수석이 기회를 주셨기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선배는 한참 어린 후배인 저를 단순 참모나 비서로 대하기 보다는 미래를 함께 도모할 동지적 관점으로 대해주셨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 드립니다.   


쉬는 동안 여러 선배분들께서 좋은  제안들을 해주셨습니다.  과분한 자리입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국회나 서울시에 들어가는 것도 고민했지만 아프고 나니 다른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길을 내고 싶습니다. 선배세대가 쌓아올린 그 한걸음에 한걸음을 더 내딛고 싶습니다. 다른 도전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한 3년여간 샌프란시스코로 떠나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구상들을 해볼생각 합니다. 최근 카풀과 택시업계의 갈등으로 인한 택시기사의  자살 소식은 오랫동안 제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기술혁신에 따른 한 인간이 직면한 좌절과 무기력. 때늦은 자각이자 참회입니다. 택시노동자의 자살은 정치의 실종을 보여주는 뼈아픈 장면입니다.  이제 많은 것들이 역사의 뒤로 퇴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혁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과연 우리는 그 순간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을까.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사회를 이끌 새로운 세대들을 호명하고 싶습니다. 제가 경험한 권력의 세계는 절대 새 세대의 출현을 반기거나 비켜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감각적으로 구시대의 마지막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새시대의 출현은 꽤 큰 출혈이 있을 것입니다.그것이 시민운동가든, 사회혁신가든 또한 소셜벤처든 사회적기업가든 또한 역사학자든, 건축가든, 디자이너든, 예술가든 우리를 호명하는 표현의 차이일뿐 우리안에 내재된 다른 사회를 향한 감각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확신컨대 새 세대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시스템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곳곳에서 그 장면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등을 필두로 하는 미국은 전세계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제패했고 , 독일은 제조업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도광양회 중국은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전진배치 합니다. 유라시아 재건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겠다며 비로소 발톱을 드러낸셈이지요. 그에 비하면 우리가 가진 경제적 비젼은 왜소해보입니다. 상상력의 빈곤과 구시대의 허약함으로 균열이 생기고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경제세대의 교체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군산쇼크부터 곳곳에 무너지고 있고 있는 지역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심각합니다. 그런점에서 러스벨트쇼크에서 벗어난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 재기과정은 공동화되고 있는 군산의 미래에 중요한 아이디어가 될것입니다. 뉴욕의 허드슨야드와 하이라인의 연결도 눈여겨볼만한 장면입니다. 미래와 과거의 연결. 구와 신의 조화입니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 

한때는 청년운동을 하며 이끌어보기도 했고, 한때는 박원순 시장과 하승창 수석을 따르기도 했습니다. 이제 잠시 떠납니다.  다른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들에 머물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여행이 1년이 될지 3년이 될지 아니면 더 길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곳에만 머물기 보다는 여행처럼 소풍가듯 다녀올 생각입니다.  기술혁신의 첨단을 달리는 실리콘밸리에서 부터 킨포크의 도시이자 나이키의 본고장 포틀랜드, 러스트쇼크를 극복해 혁신도시로 탈바꿈한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 허드슨야드와 하이라인의 연결해내는 뉴욕의 실험 등  도시혁신의 사례을 연구합니다.  


마지막으로 북미 관계의 변화와 한반도의 대전환은 우리세대의 중요한 축 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스마트시티로써 평양은 꽤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평양을 또 하나의 도시로써 우린 어떤 미래를 제안할것인가? 질문하고 논의를 모아나갈 계획입니다. 일종의 움직이는 도시실험실이자 도시견문록인 셈이죠.  결과적으로 새로운 세대를 호명하고 새로운 생각과 실천적 혁신가를 찾아 나서는 여정일지 싶습니다.  결국 남는건 사람입니다. 이 소풍같은 프로젝트에서 외롭지 않을 정도의 동료를 만나 함께 미래를 도모할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일에 치여 정신없이 보낸 10년을 뒤로 하고  이제는 조금은 여유롭게 채워 나가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주말마다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서핑도 하고 7월에는 샌프란시스코 마라톤을 뜁니다.  종종 염장지르는 사진을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 너그러이 봐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많은 선배분들의 도움으로 떠날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경험하며 잘 성장해서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Dear my friends!



오늘도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우주 어딘가에서 부유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동료들에게 새삼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언젠가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며 서로를 알아볼수 있는 적당한 신호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그러한 신호 없이 단번에 알아 챌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순간 그동안 맞추지 못했던 퍼즐조각들이 단번에 맞춰지듯 우리의 시대가 올것이라 믿습니다. 그동안 서로 잘 버텨냅시다. 언젠간 우리세대가 뜨겁게 마주치며 찬란하게 빛날 날을 기다리며 그때까지 잘 버터봅시다. ✨ 잘 갔다 올게요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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