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by harrymerry

달이 동그랗다.
밤에도 하늘이 밝아졌다.
모기들이 내 몸에 날카로운 빨대를 꽂는다 해도 오늘은 왜인지 밖에 눕고 싶다.

해먹 위에 눕는다.
벌레들이 왼쪽에서 피-우, 오른쪽에서 피-우하고 운다.
차가운 공기를 때리는 남색의 파도 소리.
바람은 후- 하고 부는 대신 어제보단 따뜻한 숨을 내 귀에 속삭여준다.
야자수 잎에 잘려버린 달, 덕분에 너를 똑바로 볼 수 있다.

글을 쓰다 유혹에 못 이겨 해변에 간다.
하늘에 떠있는 것이 바다에 흰 물감을 뿌렸다.
흰 물감은 비늘이 되어 동동, 떠다닌다.

나를 따라온 바둑이가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보챈다.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뛰고 있는 여자와 개,
바둑이가 발에 밟힐까 그만 까르르 소리를 질러 버렸다.

얕은 파도가 뜨거워져버린 발을 담가보라고 자꾸만 손길을 건넨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포옹,
나를 더 안아줘.

지금을 너라고 부르고 싶다.
오늘의 너를, 계속 그리워할 거야.
아주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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