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이럴 줄 알았다.
생각 많은 나에게 다시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일 월 안에는 무조건 원고를 마무리하겠고 나 스스로에게 호언장담을 했지만
지난 십 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읽기 쉽도록 예쁘게 풀어놔야 한다는 생각에 한 달 만에 끝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에 사로잡힌 것이다.
지난 칠 월 즈음, 출판사 사장님과 했던 미팅에서 우리는 챕터를 총 다섯 개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십 년간의 일대기는 챕터 3에 해당한다.
다행히 나머지 목차들은 챕터 3에 비해 퇴고할 양이 적지만 아직까지 쓰고 있는 목차 3은 갈 길이 멀다.
두 시간을 잘 써 내려가다 불안함 때문에 브런치로 도피 왔다.
사실 이렇게까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작년 오 월부터 큰 진전이 없다는 것이 내 정신을 흐리게 하고 있다.
글을 쓰다 옆에 걸린 달력을 보고, 다시 글을 쓰다 집필 노트를 바라본다.
글을 쓰는 게 즐거운데, 글을 쓰는 게 재밌는데, 글을 써도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브런치에 이렇게 불안감을 토해내면 좀 개운해질까.
이번 달 말일엔 나는 여전히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을까, 아니면 사장님과 퇴고 미팅을 하고 있을까.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고민을 토로하고 다시 원고로 돌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