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나 쓰자
새해 전 날 교보문고에 갔다.
원고를 쓰기 시작한 이후 처음 방문이었다.
해외에 있어서 한국 서점에 방문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서점에 가는 걸 좋아해서(이 글을 읽는 사람들 모두 그러리라 생각한다)
책 살 생각이 없어도 종종 찾아가서 그 분위기에 젖어있다 오곤 하는데 이번에 저자의 입장이 되어 서점에 가니 책 냄새를 맡을 여유조차 없었다.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 넘쳐 나는데, 그에 비에 내 실력은 한 없이 부족한데, 책은 이렇게 끊임없이 나오는데, 내 책은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원고 집필 시작 전에 일말의 자신감으로 내 책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면 그래도 최소 천 부는 거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 부는 개뿔, 글을 쓰면 쓸수록 오백 부는 고사하고 백 부는 팔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나는 에세이를 쓰고 있다.
지난 십 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다섯 번 하면서 겪었던 일을 풀어내고 그간 생긴 가치관이나 생각을 책에 담을 예정이다.
내 책은 사람들에게 재밌게 읽힐까, 지루하게 읽힐까, 아니면 출판된 지도 모른 채 조용히 묻힐까?
일단은 원고나 완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