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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나 Jan 01. 2024

2024년, 나에게 전하는 선언

에머슨의 <자기 신뢰>에 내 삶의 경험을 향신료로 뿌려 차려낸 다짐.


첫째, 화난 후회의 얼굴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

어깨너머 뒤쪽을 돌아보지 말라. 기억이라는 시체를 무겁게 끌고 다니지 말라. 모순되는 말이나 행동을 거침없이 눈치 보지 말고 하라. 사람은 늘 변한다. 오히려 일관성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런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책망하지 말라. 자책은 세상에서 가장 독한 짓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을 드높여 대하라.


둘째, 가짜로 살지 말라

가짜로 살고 가짜로 싸우지 않도록 조심하라. 빌려온 남의 재주와 문장은 일시적이고, 그나마 절반도 채 내 소유가 되지 못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삶의 경험으로 누적된 힘을 믿고, 스스로 가진 개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라.


셋째, 설명 없이 행동하라

불안은 실행으로 덮는다. 진정한 행동은 스스로 설명할 것이다. 다른 진정한 행동도 동참할 것이다. 순응하지 말고 홀로 행동하라. 성격은 바꿀 수 없으나 성품은 기를 수 있다. 누적된 성품의 힘을 길러, 지금, 바르게 행동하라.


넷째, 영혼의 집에서 진리를 찾아 자연의 대변인이 되어라

운명을 거부하지도 말고, 또 운명에 모든 것을 내맡기지도 말고, 운명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라. 육신이 쉴 물리적인 집을 찾지 말고, 세상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늘 한 곳에 중심을 잡고 머물 수 있는 영혼의 집을 만들라. 그리고 그 영혼의 집은 도시가 아닌 자연에 지으라. 자연의 책은 곧 운명의 책과도 같다. 자연은 거대한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지만, 예전 페이지를 다시 넘기는 법은 없다. 강처럼 흐르고, 참나무처럼 쑥쑥 뻗어가며, 산 같은 우뚝함을 갖추라. 그리고 진리를 찾아 자연의 대변인이 되어라. 궁극적으로 운명과 자유를 결합한 삶을 살아라.


다섯째, 보수적인 사회에서 개인으로서 진보하라

사회는 결코 진보하지 않는다. 한쪽에서 빠르게 진전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빠르게 후퇴한다. 지속적인 변화를 겪는다. 변화는 일방적으로 좋은 쪽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뭔가 득 보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새로운 기술을 획득한 사회는 오래된 본능을 잃어버린다. 사회는 하나의 파도이다. 파도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파도를 만들어 내는 물은 전진하지 않는다.


여섯째, 독립하라

어느 사회에서나 구성원이 씩씩하고 솔직한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음모를 꾸민다. 사회는 일종의 주식회사다. 구성원들은 주주에게 더 큰 빵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빵 먹는 사람의 자유와 문화를 포기하기로 합의한다. 거기서 가장 요구되는 미덕은 순응이다. 그러므로 주식회사는 자기 신뢰를 혐오한다. 사회는 실재나 창조성보다 복종과 관습을 더 좋아한다. 이 사회는 물론 심지어 가족까지도 정해진 관습을 따르지 않는 당신을 나무라고 조롱할 것이다. 자신을 믿으라.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라. 사회가 보여주는 대로 소비하지 말고 독립적으로 예술, 사랑, 모험, 도전을 선택하라. 10년 전, 아니 1년 전, 아니 한 달 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 용감하지 못했던 일을 기억조차 하는가? 이 세상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에게 관심이 없다. 자기 책은 자기가 직접 쓰라.

 

일곱째, ‘Being’과 ‘Becoming’에 집중하라

나의 ‘있음’과 ‘되어감’에 집중하라.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본 적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라. 오래되고 사악한 관습, 소심함, 한계, 변명을 내던지고, 자유롭고 도움을 주는 사람, 반성하는 사람, 개혁하는 사람,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어라. 살면서 만나는 어려움을 그럴듯한 요령과 변명으로 모면함으로써 이 세상을 그저 하인이나 스파이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용감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고 노력하라. 이 세상의 모든 탁월한 것을 향해 직선으로 내달리는 사람, 자신만 명예로운 사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따라오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혜택을 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되겠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살라.


여덟째, 깊은 호수 같은 사람이 되어라

가족, 사회, 정치, 모두 ‘스피커’가 아닌 ‘리시버’의 문제이다. 발화의 의도와 수준, 톤 앤 매너를 탓하지 말고 스스로 삶의 경험과 지식, 지혜를 통해 담대하고 부드럽게 받아들이라. 뜨거운 불의 ‘전두광’이 아닌 깊은 호수 같은 ‘이태신’이 되어라. 스스로 강하다 믿는 자의 힘은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 자 앞에선 무력해진다. 물 앞에서 불은 사라진다. 작은 돌 하나가 튀어들어도 아랑곳없이 잔잔한, 하지만 내면엔 깊고 부드러운 힘을 가진 깊은 호수가 되어라.


인생의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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