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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Oct 25. 2023

척 하지말고

마주해라.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아이를 더 알아간다.

오히려 말을 못하는 유아 시절보다, 조금씩 표현을 많이하는 초등학생이 되고나서

아이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진다.

그리고, 나의 불안과 우울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확실히.


정말 모르니까 불안하고, 모르니까 무서웠다.

모르니까 최악의 미래를 상상해놓고, (미리 마음의 준비인것인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 속에서 가라앉은 감정 속에서 허우적대었다.

어쩌면, 그런 상상을 하며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겠지..하는 나의

소심한 대응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고 난 이후

세상 쿨녀처럼, 이제 모든걸 이해한다는 둥,

마음이 한결더 나아졌다는 그런 결말로 이어지면 좋았겠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고, 혹독했다.

그리고, 내 성격적 특성과 결부되어서

매우 힘든상태지만...힘들지 않은 '척'

모두들  '이정도는 힘든거 아닌가??!!'하면 나를 더 혹독하게 몰아붙이며

그러니까 나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해'라고

나를 매일매일 다그쳤다. 


돌아보면, 정말 나는 아이를 위해 모든걸 포기(?)하고 열심히 했는데

나는 그런 나자신도 '이 정도는 누구나 하는거다!'

'일을 관둔건 아니니까 , 나는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것도 아니다'

'일을 관두고, 특수 교사 자격증 따고 의사만큼 아는것도 많아야해'

보이지 않는 '장애엄마'이상향을 그려놓고,

나는 아직 거기에 못미치니, 최선을 다하는것도 아니고,

계속 부족하기만한 엄마로 나를 몰아붙였다.

그러다 보니 심리적으로 탈진상태가 자주 되었고

길을 가다가도 눈물이 났다. 

힘들었다. 

그러지 않기 위해 좋다는건 다해봤다.

명상, 걷기, 달리기, 상담 등등...

하지만 다 그때뿐이지 지속되는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종교를 가지면서, 정확하게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서

이런 걱정, 근심, 염려, 두려움들이 조용하게 하나로 정리되고,

흙탕물이 가라앉듯이 점점 투명해져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내가 나를 연민하는, 자기연민에 빠져 꽤

허우적거렸다. 그 시간들이 헛되었다 생각했는데...

그래. 그러한 시간덕분에 비틀거리면서, 절뚝거리며

지금까지 왔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초반에는 토해내듯 써내다가

일하느라 바쁘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생각날때마다 끼적인다.


하고 싶은건 한 트럭, 목표는 한가득인데

늘 삶의 우선순위에서 흐트러진다.

그게 흐트러지면, 또 아무것도 안한건가? 하며 나를 자책하고

매일, 일하고 육아하고 이런 나의 것들을 당연한것으로

생각하며 내 자신을 또 괴롭힌다.


슈퍼우먼에 목표를 두고 나를 자주 정죄한다.

피곤하다.

이런 내 모습을 깨닫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오늘다시 글을 쓴다.


지속한다는것.


어렵지만 할수 있는것.

해야만 하는것.

하면. 되는거 아니고


되면 하자로 살았다.


이제..한번 해보자.

(일단 괜찮은 척하는거 많이 버렸다. 나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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