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2
"카페 할 곳은 찾았어?"
"아니... 마땅한 자리가 없네. 누나는?"
"누나는 작은 공방으로 시작해 보려고. 원데이 클래스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건 아니고.
그나저나 카페 자리가 안 구해져서 어떡해."
"그러게 말이야..."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할 때 동생은 호주에 있었다. 얼마전에 한국에 다녀간 동생은 호주로 돌아가 영주권을 신청해 놓은 상황이었다. 엄마는 막내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원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너무 불안했으니깐.
동생은 엄마의 뜻에 따랐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시골에 계시는 엄마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
시골에서 엄마와 살기로 결정한 것은 동생의 선택이었다. 외국에 있는 동안 아빠의 건강 상태가 점점 안 좋아졌는데 엄마는 그 사실을 숨겼고, 몇년 만에 한국에 나와서 아빠의 달라진 모습을 본 동생은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을 안고 호주로 돌아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동생은 아빠때처럼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했다. 엄마랑 많은 것을 함께 하며 보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온 막내 동생은 엄마랑 함께 생활을 시작했다.
동생은 작은오빠가 운영하는 바리스타 학원에서 커피를 배웠다. 실력을 쌓아 지도자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쳤다.
시간이 지나 동생은 카페를 차리기로 결심했고, 장소를 알아본지 1년쯤 되어갔다.
동생은 유명하고 개성 넘치는 카페들을 찾아다니며 커피과 음료 맛을 보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나갔다.
종종 엄마랑 나랑 여동생과 함께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여러 종류의 차를 마시며 견학겸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카페의 컨셉도 결정되고, 레시피, 커피, 로고 디자인까지 모두 준비되었는데, 정작 카페를 차릴 마땅한 상가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작은 시골 중심지의 부동산을 수시로 찾아가 괜찮은 상가가 나왔는지 확인하며 지낸 것이 1년이 다 되어갔다. 동생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때 나는 한창 비건 디저트를 만들어 사람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아직 비건 디저트가 사람들에게 생소하니 공방을 차리더라고 그 장소가 시골은 아니었다.
가진 돈 없이 빚만 있었기에 크게 차릴 수도 없었다. 사람 3명~5명정도, 작은 공간으로 우선은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온라인을 통해 비건 디저트 원데이 하는 곳들을 서치하고, 괜찮은 곳은 직접 찾아가서 수업을 받아보거나 수업 문의를 하면서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날은 엄마랑 동생과 함께 분위기 좋은 카페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동생은 카페 이야기를, 나는 비건 디저트 이야기를 하다
"그럼 같이 해볼까?"
갑자기 불쑥 이 말이 내 입안에서 튀어나왔다.
한번도 같이 하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었는데...
"음... 그것도 나쁘지 않지. 같이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내가 꺼낸 그 한마디에 우리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다. 카페와 비건 디저트를 함께 하면 혼자서 하는 것보다 분명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함께 시작할 공간을 찾았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곳을 여전히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동생과 상의해 장소를 내가 사는 의령으로 옮겨보기로 했다.
그때 떠오른 장소, 예전에 브런치카페를 하던 자리.
부모님이 땅을 사서 2층 건물을 올려 1층 공간에는 브런치 카페를 2층은 주택으로,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했던 곳.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곳은 어느날 문을 닫았고, 그 닫은 상태로 2년 동안 방치된 상태였다.
나는 건물주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그리고, 그곳을 임대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건물주는 임대는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매도만 하고 싶어하셨다.
시골은 작은 동네다.
나는 건물주와 예전에 살짝 스치는 인연이 있어 인사정도는 하는 사이였다. 나는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건물을 살 만큼의 자금이 나와 동생에게 없었으니깐.
시간을 달라는 건물주의 말에 나는 10일정도 대답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초조했지만 불안하지는 않았다.
이것이 요즘 이야기하는 노잉인가?
나는 그곳에서 카페를 오픈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얼마 뒤 건물주와 나는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제 나와 동생의 꿈은 이곳에서 현실로 펼쳐질 것이다.
어떻게 동생과 함께할 생각을 하셨어요?
어떻게 그 건물에서 시작할 생각이 떠올랐어요?
어떻게 건물주를 설득했어요?
가끔 사람들은 내게 묻곤한다.
진정 원하는 것이 있음 머릿속이 온통 그 생각뿐이다. 원하는 것에 관한 것들이 눈에 더 잘 띄고, 아이디어도 더 잘 떠오른다. 설득할 방법도 알아보게 되고 없던 용기도 생긴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씩 끌고와 내 앞에 가져다 놓는다.
그러다 보면 꿈이 현실로 나타나게 되더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꿈을 펼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