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보다 친구가 중요할까?

by 하루에

(기출문제) 결혼 후 친구들과의 모임은 얼마나 자주 참여해야 할까?

1. 친구들과의 의리를 생각해서 절대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2. 친구들과 술한잔 하는 것은 배우자가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3. 경조사는 반드시 참석하되 평소에는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4. 친구들과의 모임에 총무를 맡아서 넓은 인맥을 유지한다.


결혼 후 친구는 어느 정도 만나는 것이 좋을까? 사실 결혼 전에 연애를 할 때는 연인보다 친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연인은 만나다가 헤어지면 바로 남이 되지만 친구는 평생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면 그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이루면 일순위는 친구가 아니라 배우자가 되어야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가족이 일 순위가 되어야 한다. 결혼 후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친구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에 있어 친구보다는 가족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친구와의 잦은 만남으로 인해 자주 싸우게 되는 부부들이 있다. 주로 술을 좋아하는 남자가 결혼 전 자주 술 모임을 가지던 친구들과의 시간을 잊지 못해 그 관계를 유지하다가 아내와 다투게 되는 것이다. 친구도 못 만나고 술도 못 마시면 무슨 재미로 인생을 살아가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결혼을 하면 개인적인 인간관계는 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 친구를 만나는 시간은 최소화해야 한다. 아내는 힘들게 아이를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 만나서 술을 마시고 늦게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너무나 불공평한 부부관계이다. 오히려 산후우울증을 겪을 수 있는 아내를 생각해서 주말에는 아내가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한다. 남편이 그렇게 배려를 해준다면 아내도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라고 먼저 말해줄 것이다. 육아는 엄마만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다. 부부가 함께 의지하며 이겨내야 할 숙제이다.


나는 원래 술을 마시지 않았고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스타일은 아니다. 가끔 한 번씩 전체 모임을 하면 나가서 얼굴 도장을 찍는 정도였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그 모임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 친구의 생일이 되면 SNS로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모임공지가 올라오면 미안하지만 다음에는 꼭 참석하겠다는 댓글을 남긴다. 그래도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다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해해주는 부분이 많고 만약 경조사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참석하기 때문이다.


첫째가 어릴 때는 아내가 친구를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가 어려웠다. 육아의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아기와 단 둘이 있는 시간이 두려웠다. 더군다나 첫째 아이는 모유를 주로 먹었기 때문에 엄마가 꼭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둘째 때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육아의 경험이 많이 쌓였고 둘째는 주로 분유를 먹어서 아내가 없더라도 내가 충분히 아이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아내가 친구들을 만나고 미용실도 갔다 올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줄 수 있었다. 반대로 아내도 가끔씩 내가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다고 하면 늦게 와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다 세종시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사실상 친구들을 거의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직장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우울하거나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들진 않았다. 그런데 아내는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서울에 살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도 떨고 맛집 탐방도 하면서 풀어야 하는데 나와 함께 세종시로 내려오면서 친구들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종시 이사 후 초기에는 우울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자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아이들의 친구 엄마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대부분 공무원이거나 공무원 남편이 배우자이다 보니 우리와 생활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고 나이도 비슷해서 빠른 시일 내 많이 가까워지게 되었다. 작년 봄에는 엄마들끼리 부산여행을 가고 내가 아이들과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도 엄마와 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서 아빠와 온전히 보내는 시간을 즐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을 먹고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가챠샵에 가서 만원씩 뽑기도 하게 해 주면 다음에도 엄마가 여행을 가고 이렇게 아빠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할 정도이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노후생활을 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친구가 가장 필요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들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외출하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있지 않으려면 친구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씩 아내와 단둘이 행복한 노후 시간을 즐기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의 평소 생활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면 매우 가정적이고 젊었을 때부터 사회생활이나 친구들과의 모임보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했던 분들이다. 결국 자신이 가족들과 쌓아온 시간이 노후에 가서 드러나는 것이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 끊고 가족만 생각하라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는 관계가 유지될 수 있게 경조사 등을 꼭 챙기는 노력은 하되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라는 것이다. 사춘기에도 아빠와 잘 지내는 아이들을 조사해보면 대부분이 어릴 때 아빠와 오랜 시간을 보내고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라고 한다.


물론 육아에 참여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과 연휴 내내 같이 있다 보면 밖에 나가서 자유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은 나와 같이 사는 배우자도 동일하게 느끼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기출문제 정답 :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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