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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결 Sep 19. 2023

소화가 잘되는 자연식물식


'고구마를 먹으면 가스가 찬다?'


매일 같이 고구마를 먹는 나로서는 공감하기 힘든 얘기다. 지금까지 고구마를 먹고 나오는 방귀 때문에 난처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집어 보자면 이렇다.


이유는 세 가지. 첫 번째, 고구마를 꼭꼭 씹어 먹는다. 퍽퍽한 밤고구마를 물 없이도 잘 먹는 이유는 천천히 씹어 삼키기 때문이다. 충분히 씹어 삼키니 소화가 잘된다.


두 번째, 고구마를 껍질째 섭취한다. 고구마를 먹으면 가스가 차는 이유는 고구마 속에 있는 전분의 입자가 크기 때문인데, 미처 분해되지 않은 전분이 대장에서 발효하면서 가스가 생성된다고 한다. 고구마를 껍질째 섭취하면 껍질에 들어 있는 '야라빈'이라는 전분 소화 요소가 소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세 번째, 평소에 먹는 식단이 소화가 잘되는 음식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구마를 후식으로 먹더라도 가스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결론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소화가 잘되는 자연식물식



평소에 먹는 음식은 '자연식물식(WFPB: Whole-Food Plant-Based Diet)'이다. 자연식물식이란 식물성 음식을 최대한 정제 또는 가공하지 않고 먹는 식단을 말한다. 통곡물, 과일, 채소, 콩류, 견과류, 해조류 등으로 식단을 꾸리며 기름과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요리를 한다. 정크푸드, 가공식품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채식, 비건과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보다 건강한 채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자연식물식을 통해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을 극복하고 소화력이 회복되었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몸이 가장 가벼웠을 때를 꼽자면 바로 과일식이나 생채식을 했을 때다. 과일과 채소만 먹으면 열량이 적어서 힘이 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일식의 경우 소화가 빠르고 흡수된 에너지를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음식물이 위에 들어차 있을 때보다 비워진 상태에서 훨씬 몸이 가벼운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몸이 그만큼 소화에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 몸의 전체 에너지의 약 60~80%가 소화하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가 아무렇게나 집어넣은 음식들 때문에 우리의 소화기관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위와 장. 그 부담을 조금은 덜어 줄 수 있지 않을까? 건강한 소화기관이 뒷받침되어야 건강한 생활이 가능한 법이다.



소화력을 높이는 원리


방법은 간단하다. 첫 번째, 음식을 과하게 섞어 먹지 않기. 과일도 되도록이면 과일만 따로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은 기본적으로 소화와 흡수가 빠른 음식이다. 과일을 공복에 단독으로 섭취할 경우 대부분 최소 30분에서 1시간 내로 소화가 된다. 과일을 후식으로 먹게 될 경우 위에서 바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앞서 먹었던 음식들과 섞이면서 부패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스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복이나 식전에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다. 과일도 여러 종류의 과일을 함께 먹는 것보다는 한 가지 종류의 과일만 먹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방법은 음식을 천천히 잘 씹어 삼키기. 음식만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느냐다. 간단히 요기를 때우듯이 식사를 하지 말고 느긋하게 음식을 충분히 소화시켜 보자. 현미가 소화가 잘 안되는 경우는 체질적인 문제도 있지만 대개 잘 씹지 않아서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면 위에 부담이 가고 소화가 느려진다. 음식물을 잘게 씹을수록 침 속에 있는 아밀라아제의 분해 작용이 활발해져 소화가 촉진된다. 소화는 가장 먼저 입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자연식물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소화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식물식도 과식하거나 이것저것 섞어 먹거나 급하게 먹으면 가스가 차고 소화가 더딜 수 있다. 그건 어느 음식이나 마찬가지다. 핵심은 하나다. 최대한 단순하게 먹고 잘 소화시키는 것. 소화 효소 기능 식품과 소화에 좋은 음식을 갖가지 챙겨 먹기보다 기본을 지키면 자연스레 몸의 건강이 따라온다.





식습관을 바꾸자 소화제가 필요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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