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없이 살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결 May 05. 2023

내가 없이도 살 수 있는 것들

프롤로그



없이 사는 사람


침대, 옷장, 커튼이 없는 방에서 산다. 청소기 없이 청소하고 세탁기 없이 빨래하고 전기밥솥 대신 냄비로 밥을 지어먹는다.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커피, 차도 마시지 않는다. 선크림조차 바르지 않고 물로만 씻는다. 미용실에 가지 않고 집에서 셀프로 머리를 자르고 옷을 사지 않은 지도 1년이 넘었다.


미니멀라이프 3년 차. 이제는 사지 않는 물건도 많고 하지 않는 일도 많다. 그리고 더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가 언제 이렇게 변했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생활을 하고 있다. 나의 변화가 스스로도 놀라워서 그 과정을 제대로 짚어 보고 싶었다.




없이 살기 시리즈


그래서 ‘내가 없이도 살 수 있는 물건’을 하나둘 적어 보기 시작했다. 지금 내 방에 없는 물건, 집에 있으나 쓰지 않는 물건, 그리고 없어도 될 것 같은 물건, 없이 지내 보고 싶은 물건까지.


침대, 옷장, 커튼, 세탁기, 청소기, 전기밥솥, 빨래바구니, 티슈, 이어폰...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치약, 선크림...

차(카페인), 식용유, 설탕, 프라이팬, 주방세제...


많은 물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염색, 펌, 화장처럼 더 이상 하지 않는 일도 많아졌다. 이제는 더 많은 물건 없이도 더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잘 지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싶었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물건, 있고 없음 조차 생각지 못했던 물건, 습관처럼 늘 하던 일, 그러나 지금은 불필요한 물건과 일에 대한 기록이다. 세상에 물건은 차고도 넘치니 백 개든 천 개든 있겠지만 내가 없이도 살 수 있는 것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내가 없이도 살 수 있는 물건의 기준

가지고 있던 물건

꼭 필요했던 물건

가지고 싶었던 물건

-> 이제는 없거나 불필요하거나 갖고 싶지 않은 물건






내가 없이도 살 수 있는 의 기준

이전에 했던 일

꼭 필요했던 일

하고 싶었던 일

-> 이제는 하지 않거나 불필요하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





필수 가전, 가구와 생필품 없이도 일상은 평온하기만 하다. 물건에서 벗어나 겉모습을 꾸미는 거추장한 허울도 벗어던졌다. 없이 살기 시리즈는 내가 비워낸 것들과 벗어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