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봄)가 옵니다

2019. 1. 25

by 심리여행가 하루켄

브런치에 매일 1개의 글을 쓰려했다. 180개의 꼭지가 모아지는 6개월째 되는 날. 그걸 묶어서 책으로 정리하려 했다. 어느 날, 하루라도 거르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그날부터 살짝 긴장의 끈이 늦쳐졌다. 그 이후론 가끔 가끔씩 글을 쓴다. 다시 게을러졌다.


불금 오후 8시. 광화문 스타벅스.

직장인들이 무섭게 빠져나간 도시의 중심가는 텅 빈 듯하다. 시네큐브라는 예술전용관이 있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흥미로운 영화가 자주 상영되고 있다. 상영시간까지 대략 40분 정도 남아있다. 이럴 때 스타벅스가 있다는 건 편리하다. 1층 한구석에 앉아서 아이패드에 키보드를 붙여서 타이핑을 치고 있다. 꽤나 더웠던 작년 8월. 스타벅스에 앉아서 글을 썼다. 타이핑을 치면서 꽤나 신경이 쓰였다. 아무도 날 보지 않는데, 은근히 긴장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꽤 예민했다.


지금 글을 쓰면서 헤드폰으로 ‘미드 나잇 인 파리’의 테마곡 Si Tu Vois Ma Mere를 듣고 있다. 불어인 듯싶은데, 노래 제목도, 읽을 줄도 모른다. 글을 쓸 때 이 노래를 반복시켜 놓으면 행복이란 느낌이 슬금슬금 다가온다. 이런 기분 괜찮다.


인스타에 일상의 사진을 올린다. 주로 영화 본 얘기, 일본 여행 갔던 사진들, 심리학 책 읽은 느낌들에 대해서 올린다. 2018년을 기점으로 심리학에 관해서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브런치에 내 심리의 불안정에 대해서 올리기 시작한 지도 5개월이 된듯하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메일이나 덧글로 응원의 메시지, 또는 공감하고 있다는 글을 받게 된다. 처음에 글을 쓰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이런 찌질한 속내를 공개적으로 이렇게 써도 될까? 주변 사람들은 내가 속이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른다. 쾌활하고, 엉뚱하며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주변 사람들이 내 속 마음을 알기는 힘들 것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셨던 황상민 박사의 WPI 이론에 관심이 많다.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셀프 치유를 시작한 것도 브런치의 기간과 동일하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우울하고 예민하고 까칠한 사람으로 볼까? 만약 본인이 우울하고 삶에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신다면? 막연히 공감받는 글을 찾기보다는 WPI 심리테스트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인터넷에서 ‘황상민 심리연구소’를 검색해서 wpi 심리테스트를 선택해서 받으면 된다.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소요되고, 비용은 부가세 포함 11,000원. 해볼 만하지 않은가? 나는 그곳에서 단 1원도 받지 않는다. 테스트 전에 그게 도대체 어떤 것인가에 궁금증이 생긴다면.. 팟빵, 팟캐스트, 유튜브에서 ‘황심소’를 검색해서 방송을 몇 편들어보길 추천해드린다. 심리상담이란 것이 어떻게 이뤄지고, wpi에 기초한 심리상담이 일반적인 심리상담과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아는 것이 그 첫 출발점이 된다. 어떤 부분에서 자기 마음이 원하는 것과 현재의 자기의 상황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는지 찾아내면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기만 하면 그 문제를 푸는 솔루션은 분명히 있다.


건강식품 광고가 생각난다.


“ 참 좋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딱 그런 느낌이다.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작동되었는지 모르겠다. 기록이 그래서 필요한 거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걸 제3자는 객관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동안 써 온 글을 다시 읽어본 적이 없다. 글 쓰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뭔가 글로 써서 표현하려고 하면 뭘 써야 될지 몰라서 막막했다. 쓰고 나면 내 마음 같지 않고 딱딱하고, 마음과는 다른 것이 표현된 거 같았다. 이제 그 지난했던 내 발자취를 다시 더듬어 보려고 한다. 5개월 동안, 필사까지 포함한 기간으로 잡으면 작년 2018년 동안 내가 해온 자기 치유의 시간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는지를 알아야지, 이후에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마음의 불균형의 시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나의 이 과정이 또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월부터 독립서점에서 하는 독립 서적 만들기 모임에 참가하게 된다. 글을 어떻게 정리하고 묶어내야지되는지 막연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필요하다. 내 글에 나타난 생각과 표현을 공유하려고 한다. 2월에 개괄적으로 독립 서적 만들기에 대한 개념을 얻게 될 것이다. 초안은 부지런히 써서 2월까지 끝내려고 한다. 잘 쓰려고 하는 욕심은 버리자. 3월에 인디자인 작업을 시작하자. 내가 인디자인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뒀다. 3월 초에 텀블벅 펀딩을 신청하고, 그에 맞춰서 독립 서적을 제작하려고 한다. 4월에는 텀블벅이던, 자비 제작이든 내 인생 첫 번째 책을 만든다. 50부를 찍을 예정이다.


고민 중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내 소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뭐 유명 인물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지만, 좀 더 편하게 글을 쓰고 공유하려면 최소한의 내 소개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나를 어엿삐보는 분들이 생겨날 테고, 펀딩도 잘 진행되지 않을까?


꽃피는 4월. 하루(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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