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날 밤에 끄적거리기
2019.6.23 일요일 저녁 11시 34분에 글을 남기중이다. 내일 아침이면 아침도 먹지 않고 바로 출발해서 공항 수속을 마친 후 아시아나 비즈니스 티켓으로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게 된다. 탑승시간은 12시 30분이니까. 11시 30분에 라운지에 가면 1시간 정도 이용할 수 있다. 탑승 2시간 전에 도착하는 게 좋으니까 10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하고, 집에서는 최소한 9시에는 출발하는 게 좋다. 물론 8시에 출발하면 공항 라운지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비즈니스 티켓으로 파리를 가보는 호사를 누려보는구나. 12시간 30분을 날아가는 동안 그 좁은 좌석에서 화장실도 가야 돼서 불편한데 비즈니스라도 좋네. 땡잡았다.
수 없이 많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아이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이 시기에 파리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 인생은 아이 인생,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니까. 더 이상 미뤄둘 수가 없다. 벼랑 끝에 선 느낌이 이런 느낌일 거 같다. 내게 남은 여유기간은 2달. 지금까지 쓴 글을 바탕으로 독립 서적으로 발행해서 독립서점에 입고까지 시킬 것이다. 마음에 두고 있는 서점은 제주의 소심한 서점, 연희동의 책방 연희, 부천의 오 킬로 북스 세 곳이다. 6개씩 보낸다면 20권 발행하고 여유로 몇 권을 더 보유한다면. 30권이면 충분할 듯싶다.
파리에서 글의 구성을 정리하려고 한다. 1년 전의 나에게 현재의 내가 질문하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두 명이 함께 아이를 걱정하며,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글을 함께 정리해간다는 이야기이다. 파리에서 11일간 중년 아빠의 외출. 자극적인가? 괜찮은 거 같은데
솔직히 몇 번 찍어봤는데 뻘쭉해서 입이 안 떨어진다. 재미있게 구성을 하고 찍어야 하는데 재미가 없다. 재미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던지는 재미가 있어야지. 아이디얼리스트 성향이 뭐 벼슬이라도 되는가. 분석질만 하는 게 장땡은 아니지 않은가. 대중과 함께 호흡을 하려면 나를 던질 줄도 알아야 한다. 내 속에 있는 탤런트를 끄집어낼 수 있는 11일간의 외출. 근사하지 않은가.
파리 여행에서 멋진 풍경을 찍는 건 누구나 다 하는 일이다. 관점을 풍경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자. 지금껏 사람들이 생각해온 불안, 공포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몽마르트르 언덕의 흑인 팔찌 사기단. 북역의 소매치기. 지하철이나 관광지에서 마주치는 집시 소매치기, 사인단이 위협적인가? 30년 이상 한국사회에서 만연하는 그 불안의 실체가 무엇일까? 인종차별 중 상당 부분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라는 의견도 있는데 확인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유명한 레스토랑의 경우 웨이터가 불친절하게 접시를 던지듯 서빙을 하고, 불러도 웨이터가 돌아보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며 영어로 주문할 경우 영어가 통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 동양인을 우습게 생각하는 인종차별일까?
길에서 ‘니하오’ 하고 부르는 것은 모두 인종차별적인 말일까? 눈을 찢으며 깔깔거리는 것은 외모를 비하하는 모습이니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으니 철저히 무시하던지, 조목조목 그 부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기도 하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상황에 소극적으로 자책을 하거나 지나치게 감정적 폭발을 일으키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도 주의할 일이다. 로맨티시스트, 엠자 로맨티시스트가 낯선 환경에서 오는 긴장감을 폭발하듯 분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 이후 인터넷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그에 호응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갈구하는 패턴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