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note: 쫄지마 아저씨, 파리 여행 #3일 차-4
단골 비스트로
묵고 있는 호텔 옆의 식당을 또 찾는다. 공각기동대의 여주인공을 닮은 그녀가 오늘은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서 알아보지를 못했다. 어제는 보이쉬했는데 오늘은 시스루 타입의 검은색 블라우스로 뒷부분이 오픈되어있는 스타일. 파리의 여성들은 다리 쪽 노출이 심한 짧은 치마나 핫팬츠를 입지 않는 대신 상체 쪽으로는 과감히 노출되는 의상을 선호하는 것 같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문화의 차이도 있는 듯싶다.
“ 봉주흐 “
“ 봉주흐, 런치? “
“ 예스 “
“ 아웃사이드? 인사이드? “
“ 인사이드 “
식당에는 에어컨 자체가 설치되어있지 않아서 덥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햇빛을 가려주는 실내가 더위를 견딜만하게 해 준다. 파리의 여름은 습하지 않기에 그늘에 있으면 살만하다.
자, 이제 야매 불어 대 방출을 시작해보도록 하자.
“ 꺄흐트-도 “
언니가 발음 교정을 해준다.
“ 르버헤 “
생맥주 맛이 좋다. 10유로가 넘으면 신용카드 결제가 대부분 가능하니 유로화 환전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길에서 커피나 빵을 사 먹을 때 가끔 현금이 필요할 뿐이다.
“ 점심 런치는 6가지 세트가 있어요 “
“ 네? 잘 모르겠어요. 어떤 맛이죠? “
“ 쏼랑쏼랑 쏼랑 “
“ 2번 주세요. 맥주 하고요 “
길이 70센티쯤 되는 기다란 칠판에 점심메뉴를 가득 써놓은 판을 들고 와서 내 앞자리 의자에 세워둔다. 메뉴에 대한 설명을 할 때마다 이렇게 들고 오는 듯싶다. 종이로 작은 메뉴판을 만들지 이 큰 칠판을 매번 왜 들고 다닐까?
언니가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무슨 음식인지 알 수가 없어서 2번 메뉴를 그냥 찍었다. 베이컨과 상추를 겹들인 싱싱한 샐러드로 가격은 12유로. 배를 채워주는 든든함은 없지만 가볍게 맥주 한잔 하는 안주로 적당한 듯싶다. 파리의 음식 가격이 비싸긴 비싸네. 배 고플 때는 일식뷔페에 가서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게 좋겠다. 같은 12유로인데 먹을 수만 있다면 배 터지게 맘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니 파리에 있는 동안 몇 번 더 가도 좋을 듯싶다.
호텔 앞에 있는 빵집에서 빵을 사고, 마트에서 음료수가 몇 개를 챙겨서 셀프 계산대에 선다. 역시 이번에도 셀프 계산이 쉽지 않다. 헤매는걸 동영상을 찍었으니 찬찬히 보면서 확실하게 사용법을 익혀야겠다.
호텔에서 샤워하고 좀 쉬다가 에펠탑 보고 달팽이 요리를 먹으러 가자.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