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고 카드구입하기

파리에선 이 카드 하나면 끝

note: 쫄지마 아저씨, 파리여행 #1일차-3



‘ 깜빡했네. 에코백에 있는 물품을 캐리어 쪽으로 전부 옮겨야지 ‘


트램에서 내리자마자 바닥에 캐리어를 펼쳐놓고 짐을 옮겨 담기 시작한다. 날은 30도를 훨씬 넘어서 35도쯤 되는 듯.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느껴지는데 양복 마이까지 걸치고 있는 동양 아재의 모습이 짠하네. 위로 한층 올라가는 에스칼레이터를 탄다. 헹하니 넓은 광장이 있는 역사가 나온다. 한쪽 귀퉁이에 여행객들이 줄을 서있는 걸로 봐서 저쪽이 나비고를 구입하는 곳인 듯싶다. 괜히 한번 둘러본다. 역시 저쪽 창구가 맞는듯싶다. 또 한 번 ‘우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어서 앞쪽에 있는 인포메이션 앞에 선다.


비행기에서 계속 외운 메모장, 안외워지네


“ 봉 주흐 “

“ 봉 주흐 , 우에 나비고 “

“ 쏼라라.. 쏼랄라. 나비고. “

“ 메르시 “


친절한 프랑스 청년은 내가 짐작했던 그곳에서 나비고를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아까는 줄 서있는 사람이 10명쯤은 된 거 같은데. 지금은 4명으로 줄어있다. 두 군데 창구에서 나비고를 팔고 있고, 인도계 청소년들이 조금 전에 표 구입을 마친 창구 쪽으로 다가선다. 창구 안쪽 사무실에는 잘생긴 청년과 뒤쪽에 여자 한 명, 또 다른 남자 직원이 남자 한 명과 수다를 떨고 있다.


“ 봉 주흐 “

“ 우에 나비고…. 음... 셀브뿔레 “

쓰면서 생각하니.. 잘못 사용했구나.

‘ 즈브드해 나비고, 씰부뿔레 ‘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비행기에서 몇 시간 이 문장만 연습했는데. 결국 ‘즈브드해’를 써먹지 못했네. 여권을 내밀고, 그위에 사진 한 장을 올려놓으며 신용카드를 건네주니


" 27유로입니다 "


‘ 나비고 22.8에 보증금 5 하면 27.8 일 텐데? ‘


글을 쓰면서 확인하니 27.8 유로가 신용카드에 찍혀있네. 인사를 잘해서인가? 창구 직원이 밖에 있는 가위를 달라고 한다. 창구 시스템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서랍을 오고 가며, 물건을 건네는 방식이다. 슬 라디 잉 서랍에 가위를 올려주니 이 친구가 가져다가 사진을 예쁘게 자르더니 나비고 카드에 붙여준다.


“ 네임을 적으세요 “

“ 풀 네임이요? “

“ 네 “


건네준 나비고 카드에 풀네임을 적고 다시 건네주니 플라스틱 케이스에 잘 넣어서 건네주면서 한마디 건넨다.


“ 사진 찍으세요 “

“ 사진 찍어도 되나요? “

“ 네 “


기념사진을 찍어도 된다며, 이 친구 카메라를 쳐다보며 포즈를 취해준다. 유쾌하고 친절한 친구다. 파리 공항에서 만단 두 번째 프랑스인. 너무 친절하다.


“ 서브웨이 맵 플리즈 “


플리즈 대신에 ‘쎌브뿔레’라고 했어야 되는데. 실전에 들어가니 바로 까먹어버린다. 지하철 지도를 부탁해서 한 장 건네받는다. 한쪽 귀퉁이에 서서 구글맵을 돌려보니 어렵네. 어떻게 가라는 건지. 더구나 글씨가 너무 작아서 노안용 돋보기가 아니면 읽을 수가 없네. 선글라스를 벗고 다시 노안용 안경을 꺼내서 열심히 들여다보는데 구글맵과 지도가 다른 것 같아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다시 인포메이션 앞에 서 있는 친절한 그 청년에게 물어본다. 자세히 보니, 이 청년은 지하철 직원인 듯싶다.


“ 우에.. 디스 “


손가락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찍으며 물어보니 이 친구도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결국은 찾아내서 손가락으로 표시를 해준다.


“ 22,24번에 가서 가서 타고 시티 유니버시트에서 트랜스퍼하면 돼요 “

“ 메르시 “


RER 국철 타는곳, 긴장모드


공항에서 만난 3명의 파리 친구들. 이 친구들 모두 너무 친절하고 유쾌한 젊은이들이었다.


왜 사람들은 파리가 불친절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 니들이 알아서 나를 알아서 모셔야 되는 거 아냐? “

하는 로맨 성향의 사람들이 느끼는 ‘낯선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에 벌어지는 오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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