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공항에서 15구까지 RER 국철

절대 비추하는 이동수단

note: 쫄지마 아저씨, 파리여행 #1일차-5




RER 국철

24번 홈에 차가 도착할 때 탔어야 했나. 그게 직행이었을까? 꽤 많은 관광객들이 타던데. 괜히 망설이다가 그 차를 보내고 22번으로 오는 차를 탔는데 로컬 완행 차가 아닐까. 한여름의 에어컨도 안 돌아가고 실내는 향수 냄새와 땀냄새가 엄청나게 난다. 창을 열어 놓으니 지하터널의 매연이 그대로 실내에 들어온다. 파리 사람들 대단하네. 진짜 ‘세라비’ 네. 시골도 아니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양복까지 입고 있는 게 놀랍네. 4인용 자리에 캐리어를 안쪽에 놓다 보니 중년의 남녀가 탔다. 아저씨가 옆으로 돌아 앉게 되었다.


“ 파호동 “

“ 괜찮아요 “


흑인 계열의 아저씨와 남미 계열의 아줌마. 불어로 쏼라쏼라하는데 나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친절하고 배려심이 있는 파리 사람들은 왜 불친절하고 콧대가 높다고 많이들 이야기를 할까? 영어를 쓰지 않는다, 인종차별을 한다며 파리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하는 후기를 많이 접했다. 인터넷에 후기를 쓰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RER 프랑스 국철


파리에서 만난 4번째 사람. 친절하고 배려심이 느껴지는 인물. 기차에서도 스마트폰을 낚아채는 일이 생길까 봐 신경이 꽤나 쓰인다. 소매치기는 파리의 가장 중심지인 1구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아시아인 눈이 뜨이지 않는다. 지금 이용하고 있는 동선은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지 않는드 싶다.


센강을 언제 지났을까? 파리 시내를 벗어나니 고층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덧 세떼 유니버시티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기차 문을 수동으로 열어야 한다. 살짝 당황해서 멈칫하니 옆의 프랑스인이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연다. 다음에는 내가 눌러봐야지.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에 좀 살꺼같네. 휴. 전철 안은 정말 찜통이다. 그럼에도 부채질하는 사람은 좀 전의 그 아줌마 딱 1명이었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인가?


에어컨 없는 찜통 기차


환승을 해야 하는데. 환승 기차 표시가 없네. 뭐지. 이 분위기는. 밖으로 나가보니 쎄떼 대학인 거 같다. 대학가구나. 이 부근에 싸고 맛난 음식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시 역 안으로 들어와서 아무리 둘러봐도 모르겠네. 아래로 내려가면 방금 전에 올라왔던 그 길 같은데. 그쪽은 아닌듯싶은데… 르 버스 18 유로 아끼려고 정말 욕본다. 역 안에 창구에 역무원이 의자에서 앉아서 잡담을 하고 있다.


“ 봉 주흐 “

“ 봉 주흐 “

“ 우에. 디스 “


손짓으로 호텔 근처의 역 쪽을 가리킨다.


“ 본.. 쏼라쏼라.. “


그래요… 거기 가려고요…

오른쪽으로 방향 표시를 해준다.


“ 메르시 “


5번째 만난 인물, 역시나 친절하다. 파리는 인사만 잘해도 친절이 꿀처럼 떨어진다. 아직까지는.. 도대체 어디서 혼쭐나고 와서 인터넷을 달구는 것일까.. 한국의 일부 여행자들은. 음식점에서 주문을 늦게 받으러 오면 인종차별. 돈을 휙하니 던져도 인종차별당했다고 인터넷에 하소연을 써된다. 나도 당했다며 덧글이 한없이 올라온다.


쎄떼 유니버시티, 도시대학이란 뜻이겠지 ?


인종차별을 당할지 모른다는 강박과 불안을 가지고 일까.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건 아닐까? 나 역시 궁금증과 함께 불안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쎄떼 유니버시티’ 역사 밖으로 나오니 지하철은 보이지 않고 버스정류장만 보인다. 차를 우선 몇 대를 보내고 관찰을 해보기로 한다. 흑인들이 옆으로 오니 괜히 피하게 된다.


‘ 이런. 이런. ‘


괜히 마약을 하거나 소매치기 일당처럼 보이는 이 심리는 뭔가?. 저들이 인종차별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관광지도 아닌 지역에서 소매치기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버스를 3대 정도 보내면서 버스 탑승하는 법을 관찰하고 있다. 승차한 후 나비고 카드를 정산기 센서에 터치하면 기계에 계산이 되는 방식. 어렵지 않네. 차가 도착한다. 앞 승객이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연다. 바로 뒤따라 승차한 후, 나비고 카드를 터치하니 삑 소리가 나며 성공.




‘뭐 별거 아니잖아.’


나비고도 구입하고 북역을 통과하는 기차도 타보고, 이번에는 버스까지 성공. 얼떨결에 연장 성공!

버스 안에는 동양인 관광객은 나 혼자. 혹시나 이방인을 경계하는 눈초리가 있지 않을까 슬쩍 둘러본다. 괜한 생각이다. 이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 흘깃 쳐다보는 사람도 없다. 파리 사람들의 이런 시크한 느낌, 아주 마음에 든다. 버스로 몇 정거장을 지나치니 파리에서 앞으로 11일간 묵게 될 호텔이 보인다. 휴.. 성공. 안전하게 숙소까지 도착했다.


외곽을 순환하는 버스










파리 15구 호텔

그의 이름은 미델. 파리에서 만난 6번째 사람. 영어가 수월하게 통해서 물어보니 필리핀 사람이라고 하네. 여권만 건네니 바우처를 보지도 않고 11일간 묵을 거냐고 물어본다.


“ 아침 식사하나요? “

“ 아니요. “


식사는 밖에서 해야지. 파리 시간으로 8시가 넘었고,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3시. 서머타임제가 실시돼서 7시간의 시차가 생기고 있는 듯싶다.


“ 이 지역에서 위험한 곳이 어디 있나요? “

“ 없어요., 여자들도 밤에 잘 다녀요 “

“ 그래요? 다행이네요., 파리 전체에서 위험한 지역은 북쪽 맞나요? “


지도를 그려가면서 보여주자 18구역, 19구역 쪽을 표시한다. 대략 몽마르트르 북쪽 지역을 말한다. 유로스타를 타지 않는 이상 북쪽 역 근처를 갈 일은 없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보니 북역 근방의 기차역을 지날수록 흑인들이 상당히 많이 보이긴 했다.


“ 비즈니스예요? 관광이에요? “

“ 관광이요. 하하 “

“ 부인은 어디 있나요? “

“ 한국 집에요. 하하 “

“ ….. “


희한한 놈으로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즈니스라고 할걸 그랬나…


“ 파리는 처음인가요? “

“ 네. 처음이에요 “

“ 파리 아주 좋아요 “


이 조용한 호텔에 투숙객이 있기나 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 혹시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이 여기 있나요? “

“ 그럼요. 많이 있어요 “

“ 오늘은 어느 사람이 있나요? “


투숙객 정보를 알려줘도 되나? 아니면 이 정도는 개인정보가 아닌 걸까? 컴퓨터를 클릭하면서 투숙객 명단을 살펴보면서


“ 중국 여자분이 있네요. 오늘은 “


일본 사람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기에 혼자 온 여행자들끼리 함께 다니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이래서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가는지도 모르겠네


파리 엘리베이터 진짝 작네


첫날의 목적은 간단하다. 12시간의 비행을 견뎌내고, 파리 15구에 잇는 호텔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다.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


‘ 진짜 파리 온 거 맞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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