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흐, 야매불어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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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쫄지마 아저씨, 파리여행 #2일차-2




파리의 첫 아침

5시30분이 넘어서니 밖이 훤하게 밝아온다. 아침이 오는구나. 지난 밤 꽉 닫혀있던 호텔창문을 열어제껴본다. 일본호텔은 창문이 양옆으로 아주 조금밖에 열리지 않는데, 파리의 호텔은 여닫이식으로 활짝 열어제낄수가 있어서 좋다.


파리 첫날 아침에 들은 새소리


“ 짹짹 삐르르 삐르르 “


새소리가 들려오고 지나는 자동차의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오는 파리의 첫 아침을 맞이한다. 에펠탑이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 파리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동네에서 맞이하는 기분. 최고다.


‘ 아, 파리구나. 파리에 왔구나 ‘


마음속에 꾹 눌러 잠겨있던 꿈의 공간 파리에 온것이다.


‘12시간의 비행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

‘ 지하철에 있는 무시무시한 소매치기단, 찌린내 난다는 악명 높은 파리지하철을 탈 수 있을까?’

‘ 파리의 지하철을 100년이 넘어서 버튼을 누루거나 고리를 풀어야 내릴 수 있다던데. 잘 할수있을까 ? 어렵지 않을까 ? ‘


파리지하철, 그렇게 무섭지만은 않다는 사실


고민했던 숙제가 갑자기 마음 바꿔 결정한 나비고 구입으로 국철 RER 과 트램을 모두 탑승하면서 한큐에 걱정이 시원하게 해결되었다.




벼랑끝에 서 있는 마음으로

내 욕망에 솔직해지자. 심심해서 떠나온 여행이 아니다. 1년간 나에 대해서 고민하고, 제2의 인생으로 전환하기 위한 터닝포인트를 마련하려고 떠난 것이다. 망설일게 뭐가 있는가 ? 팔게 없으면 몸도 팔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 몸은 팔아도 정신은 팔 수 없어 “

“ 챙피할게 뭐 있어, 난 나를 팔아서 먹고 살거야 “


두더지게임할때 구멍위로 숑숑 올라오는 두더지처럼. 찌질한 마음이 두더지 구멍위로 머리를 들어올린다.


“ 슝슝, 뿅뿅 “


과감히 내리치자.


“ 욘속들아, 그동안 그만큼 찌질하게 볶아됐으면 됐지. 마이 묵었다. 이제 고만 가랏 “





호텔 프론트에서

파리도착후, 첫번째 외출이다. 방을 나와 5층에서 1층까지 계단을 이용해서 내련간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은 이유는, 성인 2명이 들어가면 서로의 콧김이 닿을 정도로 공간이 답답하기 때문. 물론, 아름다운 파리지엔 여성과 함께 탑승 할 수 있다면 절대 계단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1층 프론트에는 첫날 도착할때 있었던 필리핀 매니저 대신에 잘생긴 금발의 파리청년이 혼자 앉아있다.



“ 봉쥬흐 “

“ 봉쥬흐 “


인사하면 뭔가 리액션이 있을 줄 알았는데 PC 화면만 보고 있다. 그냥 호텔밖으로 나가기에는 뭔가 심심한 느낌. 작은 로비 한켠에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서 분위기를 살펴보자. 식당쪽에는 프랑스 아재 2명이 열심히 대화중이다. 손님은 딱 거기까지. 매니저에게 가서 뭔가 터킹을 한후, 외출해야겠다. 프론트쪽으로 다가선다.


“ 봉쥬흐 “

“ 봉쥬흐 “

“ 청소 매일하나요 ? “

“ 매일해요 “

“ 슬리퍼가 없어요 “

“ 죄송해요. 없어요 “

“ 매일 청소안해도 되요. 타올만 바꿔줘요. ‘

“ 그럼 타올만 확인하고 바꿔줄께요 “


둘이서 더듬더듬 영어단어를 꾀맞추며 대화를 했다. 뭐, 다 이렇게 하는거 아니겠는가. 대화만 통하면 되는거지.





호텔옆 비스토아

친절한 평이 좋아서 찾아간 곳. 호텔에서 걸어서 10분정도 걸리는 곳에 있고, 밖에 커피 마시는 사람들이 3명 있다. 다들 어찌나 잘 생겼는지. 영화배우 조지 크루니같이 생겼다. 벽에 걸려있는 칠판에 열심히 뭔가를 쓰고 있는 여자종업원이 눈에 띈다.



“ 봉쥬흐 “

“ 봉쥬흐 “

“ 런치를 하고 싶어요 “

“ 11시부터 되요 “

“ 메흐시 “


공항이나 관광지의 스텝이 아닌 현지 일반인과 대화는 이번이 첫 번째. 식당 종업원은 칠판에 오늘의 메뉴를 분필로 똑각거리며 열심히 쓰며 내 질문에 대답을 한다. 그녀는 공각기동대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시크하며 약간 염세적인,우수에 찬 눈빛이 매력적이다. 아마도 앞으로 파리에서 수많은 이미지와 만나게 될것같다.


슬쩍 나를 쳐다보곤 메뉴판에 계속 글을 쓴다. 한국이나 일본의 매뉴얼에 따른 기계적인 서비스보다 이곳의 시크한 서비스가 훨씬 편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가게를 나와서 몇걸음 걷다가 시계를 보니 9시30분.


‘ 뭐야. 아침이잖아. 한국이야 오후겠지만. 그럼 런치가 아니라 브렉퍼스트로 말했어야 했나 ? 다시 물어봐야겠네 ‘


발걸음을 돌려 가게로 돌아가서 열심히 칠판에 글을 쓰고 있는 종업원에게 다시 물어본다.


“ 봉쥬흐, 브렉퍼스트 되나요 ?“

“ 마실것만 되요 “

“ 빵이나 토스트는요 ? “

“ 커피나 와인만 되요 “

“ 뜨거운 코코아 되나요 ? “

“ 네 “


가이드 책을 보면 식당에 들어갈때, 직원이 안내해줄때까지 입구에서 서서 기다려야 된다고 써있어서 직원이 안내해줄 때까지 잠시 기다려 보았다. 뻘쭘한 몇초가 흘렀는데 이 친구 나를 안내 해줄 생각이 없어보인다. 별다른 멘트가 없어서 가게 안을 둘러보니 구석에 동양인 사내가 노트북을 펼쳐놓고 앉아있다. 테이블은 거의 비어있다. 실내는 에어컨이 없어서 너무 덥고 밖이 더 시원하기에 길가에 펼쳐진 동그란 테이블에 앉는다. 사람 한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인도 한귀퉁이에 놓여진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핫초코를 빈속에 마신다. 그래도 단것이 들어가니 배고픈게 조금 덜하다. 책에서 본 표현이 하나 생각난다.


“ 즈브드히 윈 꺄하프드 실부뿔레 “ (수돗물을 좀 주세요)



빈속에 뜨끈한 코코아 한 잔


직원이 첫번째는 알아듣지 못하고, 두번째에 알아듣고 냉수를 한잔 가져다준다. 와우. 이런 느낌 너무 좋아. 통한것이다. 배도 고프고, 카페에 멍때리고 앉아있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한 10분 앉아있다가 일어선다.


“ 쎄공비앙 “. (계산해주세요)

“ 캬트 , 포 “ (발음이 맞나 모르겠다. )


또 통했네. 그려. 핫초코 한잔 4유로구나. 스타벅스에가도 이정도는 하니까. 밖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다보니 돈이 조금 아깝긴 했지만 좋은 경험했다.


“ 메흐시 보꾸 “ (진짜 고마워요)

“ 메흐시 “. (고마워요)


시크한 언니가 ‘보꾸’ 를 넣어서 인사를 해준다. 불친절한게 아니라 시크한거라니까. 코코아 한잔으로 빈속을 달래고 카메라를 둘러 메고 거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는다.


‘ 카메라만 목에 걸지않으면 현지 체류인으로 보이지 않을까 ? ‘


카메라를 목에 걸면 영락없는 관광객으로 보인다. 손으로 카메라를 들지않고 목에 걸어 놓은채 걸어가며 촬영을 해본다. 유튜버처럼 대 놓고 찍으려니까 아직은 쑥스럽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영상이 너무 흔들려서 슬로우 효과를 넣지않으면 흔들려서 별 쓸모가 없다. 내게는 작은 액션캠이 더 유용할듯 싶다.


‘포르테 드 반베스’ 역에서 어디를 어떻게 갔는지 잘 모르겠다. 파리의 교통수단을 1주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비고 카드가 있으니 그냥 무작정 타고 아무데나 가며 파리지하철에 적응중이다. 이쪽은 관광지에서 멀다보니 소매치기를 업으로 하는 집시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까따꽁브 파리지하 납골당

파리하면 에펠탑이 떠 오른다. 세느강이 흐르고, 멋진 유럽식 건물들이 있는 예술의 도시 파리. 우연히 알게된 까따꽁브를 본후, 파리에서 제일 먼저 보고 싶은 곳으로 이곳을 정했다.


파리 지하납골당 '까따꽁브'


까따꽁보는 파리에 있는 지하납골당으로 인골을 켯켯히 쌓아둔 상태의 작은 굴을 걸어가며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곳이다. 서양인에게는 공포체험 여행코스로 유명하다고 하던데, 아시아에서는 별로 알려져있지 않다. 죽은자와 산자가 한 공간에 있는 극적인 체험을 해보고 싶기때문이다.




지도를 살펴보니 호텔에서 트렘 T3a 를 타고 세테 유니버시티에서 내려서 RER b 를 타고 한정거정 지나 Denfert Rochereau 역에서 내리면 된다. 까따꽁브는 오픈시간은 10시, 11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줄이 벌써 300미터 이상 늘어선듯 하다. 이 더위에 뜨거운 햇살속에서 줄 서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양사람들. 놀랍다.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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