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쫄지마 아저씨, 파리 여행 #4일차-1
“ 어디 가세요? 출입증 보여주세요 “
“ 지하철 찾는데요 “
“ 저쪽으로 가세요 “
“ 파흐동 “
아침 8시를 넘어선 시간. 빌딩 같기도 하고, 체육관 같기도 한 곳을 가려고 게이트를 통과하는 사람들. 경비원이 신분증이나 출입증을 체크하지 않는다. 만약 외부인 출입이 제재하면 말할 시나리오를 생각해둔다. 경비원은 슬쩍 쳐다 보고, 큰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만 금속탐지기로 검색을 한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꼬맹이 시절, 집 앞 골목에서 담배 피우던 딱 봐도 불량해 보이는 형아들이 궁금했다. 탐정이라도 된 듯 졸졸 따라서 1킬로 정도 미행을 했다.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 골목길에서 없어졌다.
담벼락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굴뚝 뒤에 숨어있던 그놈이 훌쩍 뛰어나온다. 운동화 끈을 양손으로 팽팽하게 잡아당긴 채 내 목을 향해서 달려온다.
“ 으앙 , 으앙 “
옆에 있던 복덕방으로 도망쳐서 낯선 할아버지 품에 안겨서 한참 울었던 기억이 있다. 꼬마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며 점점 호기심을 감추기 시작한다.
“ 이건 왜 그런 거예요? 이게 뭐예요? “
“ 야, 꼬칫꼬칫 캐묻냐. 그냥 외워. “
“ 아까 거랑 이거랑 다른 거 같아요. 이건 어떤 의미죠? “
“ 너 꼬박꼬박 말대꾸야. 시끄러워 “
말해봐야 좋은 소리 못 들었다. 그냥 찌그러져 살기로 했다. 호기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성장시켜 나갈 만큼의 에너지는 없었다. 뭐, 좋다. 지금이라도 나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니, 남은 삶이라도 나 답게 살면 되니까.
둥그런 원형 조형물이 있고, 화려한 영상화면이 나오는 LED가 곳곳에 있다. 처음에는 IT 회사인가 생각했는데, 몰려가는 사람들이 앞쪽부터 줄 서기 시작한다. 전시회나 이벤트 행사장인 것 같다. 뒤돌아 나오면서 구글맵으로 검색을 해본다.
Paris Expo Porte de Vesalilles
삼성역 코엑스처럼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이다. 이곳 전시를 보려고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듯. 숙소 바로 옆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
파리 사람들은 여유 있는 것 같은데, 출근시간은 예외인가?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행사장 쪽으로 가는 수많은 사람들, 6월의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를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들뜬다.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
정신없이 오가는 사람들, 전용도로를 쌩쌩 달리는 자전거로 분주한 출근길. 카페테라스에 놓인 동그란 테이블에 앉아서 신문을 보는 사람들. 어김없이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파리 사람들.
‘ 아침 식사인가? 뭐 먹는 거지? ‘
에스프레소는 조그만 커피잔에 담겨있는 진한 커피. 그 쓴걸 한숨에 털어 넣고, 옆에 놓인 물을 마신다. 접시에 놓인 크루아상을 손으로 뜯어먹는다.
‘ 저거 먹고 배가 채워지나? ‘
카페 안쪽에 그늘이 있음에도, 현지 사람들은 꼭 밖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6월의 햇살이 얼마나 따가운데, 저 햇빛을 그대로 맞는다. 알고 보니 파리의 날씨가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춥고, 비 오는 우중충한 날씨. 봄, 가을에도 흐리고 비가 많이 오나보다, 햇살이 그리웠던 사람들이기에 6월이 되면 광합성을 하듯, 햇빛 아래로 모여든다.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과 그 반대의 슬로우 라이프가 공존하는 도시. 6월의 파리는 내 기억 속에 그렇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