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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Mar 23. 2020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을까요?

의미 없는 삽질, 꿈만 많은 아이디얼리스트

꿈 많은 소년, 아이디얼리스트?


이번 상담 방송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는데요.  아마도 프로파일이 비슷해서 그런 듯합니다. 이분은 아이디얼리스트이고 셀프가 낮게 나타나는데, 자신이 생각하고 꿈꾸는 것을 그냥 해버리면 되는데, 생각만 많이 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서 자책을 하고 계신듯해요.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황이 짠하고 나타나기만 하면, 멋지게 해낼 텐데, 현실은 그걸 하기에는 너무 허접하고 찌질하니까 그걸 행동으로 옮길만한 에너지가 없다.라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흑역사가 있는데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거의 히키코모리처럼, 하루 종일 비디오만 보고 밖에 나가지도 않고 살았던 적이 있어요. 생각만 해도 속이 답답해지네요. ㅜㅜ  집에서 매일 잔소리를 들었지만, 시체처럼 방바닥에 딱 붙어있었죠.  방송에 나오는 것처럼 잔소리를 들으면 딱 이런 반응을 보였죠.


“ 내가 얼마나 고민을 많이 하고, 그런 걱정을 많이 하는데. 내가 게으르다고? “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던. 정말 암울했던 시간이었죠. 지금 돌이켜 보니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규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 어느 곳에서도 배워 본 적이 없었어요.  



사이버 공간 속의 페르소나


당시에 거의 피씨 통신에 올인했던 거 같아요. 사이버 공간 속에 내가 꿈꾸는 어떤 이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서 그 욕망을 소비하고 것으로 청춘을 소모했다는 아쉬움이 짠하게 드네요. 아하, 지금 생각해보니 이상적인 페르소나가 이런 거였네요.  


아이디얼-휴먼 프로파일. 독특하고 쾌활한 이미지. 뭐, 이런 이상적인 성격으로 바뀌기만 하면 현재의 찌질한  상황이 바뀔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피씨통신의 아이디에  마음을 투사를 해서 가면을  ,  마음으로 채팅을 열심히 했던  같네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분리되지 않고, 접점을 만들어내는 ‘번개’라는 문화가 있었죠.  한석규, 전도연이 나왔던 ‘접속’이라는 영화의 정서가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을까요?


하고 싶은 일이 정해지기만 하면, 나는  목표를 향해서 정말  정성을 다해서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이게 뻘인 게 , 학교를 졸업하고 영화사나 광고회사를 들어가도 오래 근무를 못했어요.  현실감각이 없다고나 할까?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았다고 해야 할까요? 막연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신입사원에게 드라마처럼 툭하고 떨어지길 바란 심리가 있었던 거 같네요.  


제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선배나 어른들이 충고해주는 사회생활, 조직생활에 나를 맞추려고 하면서 오히려 더 적응을 못하고, 회사를 다니는 의미를 찾지 못해서 힘들어했었죠.  방송 리뷰를 쓰면서 점점 내담자의 마음에 공감을 하게 되네요. ㅜㅜ



그 당시에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어디를 향해가는지 목표만 주어지면, 쌩쌩 달려서 질주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우선,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게 중요해요.  남들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라고 본인도 자동차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본인의 성향과 특성이 나무배라면, 튼튼한 두 손으로 노를 저어서 가야 하고요, 날개 달린 비행기라면 하늘을 날아서 가야 하죠.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 제일 먼저 파악을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랍니다.  다행히  당시에는 없었던 wpi 심리테스트가 있으니, 스타벅스 커피 2 값으로  심리테스트를 먼저 해보길 바래요.


자신이 누구인지 알았다면 이제는, 본인이  태어났는지, 살아가는  의미를 규정할 필요가 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이란  알고, 살아가는 의미를 규정하면, 하루하루 삶이 마치 하늘이  소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있어요.  점점 어려워지네요. 아직 저도 겨우 이해를 하고 있는 상태라서 설명이 좀처럼 쉽지 않네요.  


나라는 작은 배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 왜 내가 노를 저어서 배를 앞으로 밀고 가야 되는지의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어요.  그 의미를 매일매일 일상 속에서 확인해가는 과정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는지 몰라서 불안했던 시간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그곳들이 점점 선명하게 다가오고, 그 작은 성취를 이뤄가면서 또 다른 성취를 향해서 나아갈 거라 믿습니다.



시치프스가 힘든 이유?


정상에 올리기 바로 직전, 새떼의 공격으로 바위에서 손을 떼게 되면 바위는 아래로 떨어지고, 시츠프스는 다시 또 정상을 향해서 바위를 올려야 합니다.  의미 없는 삽질을 계속하게 될 때, 아이디얼 성향의 사람들은 불안해지고, 셀프가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디얼의 특성은 남과 다르게, 자신만의 생각을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가는 것입니다.  남들이 앞으로 걸으면 뒤로 걷고 싶어 하는 사람들, 얼마 전에 본 ‘너 멋대로 해라’  장 뤽 고다르 감독이나 네덜란드의 인상파 화가, 고흐처럼 자신의 컬러를 뚜렷이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좀 특이한 생각을 하고, 사회성이나 인간관계가 익숙하지 않아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 아이디얼에 대해서 조금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9789?e=2174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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