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까따꽁브, 죽음의 공포를 에너지로

어쩌다 심리

by 심리여행가 하루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내가 죽으면 더 이상 세상을 볼 수 없겠구나, 세상 누구도 나를 볼 수 없겠구나. 나는 세상을 볼 수 없겠구나. 나는 세상에 부재하게 되는구나. 내 아이를 다시는 만질 수 없겠구나. 저 반짝거리는 거리의 불빛도 보지 못하겠구나. 죽어가는 순간, 시야는 서서히 어둠으로 뒤덮일 테고, 곧 그마저도 의식하지 못하게 될 테지. ‘ 7년의 밤, 정유정 작가 인터뷰 중


파리에 도착했다. 처음 찾은 곳은 에펠탑이 아니라 지하 납골당 까따꽁브다. 지하 20미터 아래 지하 동굴에 총 600만구의 인골이 300킬로미터에 걸쳐 차곡차곡 쌓여있는 납골당. 그 중 일부인 1.7킬로미터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서양사람들에게 공포체험하는 인기 장소다. 하지만 내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좀 다르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을 살아왔을까 ? ‘ ‘나란 인간은 누구이며 나답게 사는게 어떤것일까 ? ‘ 이 질문없이 50대에 들어섰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내가 원하는 삶으로 살고 싶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 그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여행을 떠났다. 에펠탑을 보고 싶어서 출발한 파리여행이다. 파리에 도착한 첫날, 가이드책에서 파리 지하 납골당 정보를 보고 계획을 수정해서 까따꽁브를 가보기로 결정했다.


꿈에 그리던 파리에 도착했다는 설레임때문이였을까 ? 일찍 잠에서 깼다. 좀처럼 잠이 오지않는다. 작은 호텔방에서 몇시간 동안 내 마음을 담은 첫 영상을 촬영했다. 혼자서 호텔방에서 떠드는 영상은 나만 흥미롭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미없을것이다. 영상은 여행을 마친후 1년동안 외장하드에 조용히 잠잤다. 그 영상을 이제서야 유튜브에 올린다.


1년 동안 나에 대한 탐색을 계속했다. 나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할때 스스로 존재감을 느낀다. 그동안 나를 드러내기를 꺼려했기에 미뤄뒀던 영상이나 글을 퍼블리싱한다. 자막을 좀 넣어볼까 ? 음악을 넣어볼까 ? 자료영상 화면과 잘 버무려서 좀 재미나게 해볼까 ? 괜히 어설픈 잔기술로 그 당시의 내 마음을 조잡하게 만들고 싶지않다. 내 생각이 강해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부분이 적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공유되기 쉬운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편집자가 필요하다.


인골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좁은 지하동굴을 걸었다. 살아있는 자로서 나는 걷고 있다. 몇백년전에 죽은 자들이 말없이 차곡차곡 지하에 쌓여있는 지하동굴. 앞으로 100년이 지나 의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나 저들처럼 땅속에 쌓여있거나 가루가 되었을것이다.


나를 움직이고 성장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 나에 대한 탐색을 계속한다, 그 수련의 방법이 글쓰기와 브런치영화 만들기다.. 세상의 수 많은 글쓰기 방법이 각 개별적인 사람들에게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 강사들은 자신의 글쓰는 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아닐까 ? 사람은 다 다르다. 자신이 썼던 방법이 타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 대중은 성공한 사람들의 글쓰기를 따라한다. 자신도 그처럼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따라했지만 마음만 답답했다. 글이 써지지 않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글쓰기가 무엇인가 ? 글을 어떻게 써야 잘 쓸 수 있을까? 사람들이 묻는다. 글 쓰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들이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글쓰기를 분해해서 보면 글과 쓰기로 나눠진다. 그 사이에 이 단어를 넣어보면 어떨까 ? 글로서 자신의 마음을 쓰는것이 글쓰기라고 정의하자. 결국 중요한 에센스는 글도 아니고, 쓰기도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글로써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다.

죽음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에너지를 준다. 이 두려움을 자신을 성장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힘으로 바꿀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유튜브 영상 자체에 아직은 이런 스토리를 담을 능력이 안된다. 영상과 브런치 글을 함께 퍼블리싱하는 브런치영화를 실험적으로 제작중이다. 글을 쓰면서 브런치영화에 대한 콘셉트가 명확해졌다. 역시 마음속에 막연하게 있는 생각을 끄집어 올려서 낚시질하는 손맛이란 이런것이다. 오늘 아침은 꽤 큰 월척을 낚은 것 같다.


https://youtu.be/LiyKy0eSP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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