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2 낯선 환경에서 긴장하는 나를 보며
내가 글을 쓸수있을까 하는것은 판단이 안된다. 다만 꼭 써야한다는 강박은 내려놓기로 하자. 이번에 제주도를 오면서 읽었던 요조의 책리뷰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서평을 쓰게되면 기,승,전,결 또는 서론,본론,결론이라는 틀을 항상 염두해두었다. 그렇게 써야한다고 서평책에서 봤고, 그래서 그 틀을 생각하면서 서평을 써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뽑아내기 보다는 그 틀에 맞춰서 내 생각을 재단하는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 그런 면에서 요조의 책리뷰는 신선했다. 아, 요조스럽다. 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구나. 그래, 어쩌면 이게 당연한것이지. 누구는 그렇게 쓰고,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 쓸수있는거지. 누가 그렇게 쓰라고 정해논거야? 그리고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이, 작가가 되고 싶다는 사람이 자신이 정해놓은 또는 남이 정해놓은 틀에 갖혀 있어서 어떻게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수있겠어? 요조의 무사책방에 대한 느낌도 잃어버리기 전에 기록해둬야겠다. 인스타그램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서 올려두기에 나도 궁금했어. 혹시나 요조를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제주에 가면 꼭 들려봐야지 생각했다. 만나면 어떻게 인사를 해야할까 ? “ 안녕하세요, 요조님 팬이에요 “ 어휴, 식상하다. 식상혀. 그런거 말고 좀 톡톡 튀면서 발랄한거 없을까 ?
무사책방. 관광객 1도 없을 법한, 아니 현지인들 조차도 다니는 사람들이 없을거같은 한가한 길, 작은 삼거리에 초등학교가 있고, 주변에 작은 상점들이 몇개 있다. 주차걱정을 안해도 될만큼 여기저기 빈터도 많은 그런 여유로운 길이다. 학교앞이였기에 문방구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름상회, 세월의 흔적으로 맨 첫 글자는 지워졌다고 본거같은데, 그럼 한아름상회였을까 ? 책방무사라고 하면서 정작 책방무사라는 말은 밖에는 단 한마디도 없다. 모르고 스쳐지나가기 딱 좋은 분위기다. 20대 초반이 여자 두명이 가게앞에서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웃으면서 서로 사진찍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마도 저렇게 열심히 찍은후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겠지. 앗 , 그 생각을 또 못했구나... 니네들은 그 앞에서 그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겠지만, 이 아재는 요조 만나러 거침없이 책방무사안으로 당당하게, 망설임 1도 없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겠어 하면서 쏘옥 들어갔다. 생각해보니 문앞에 서서 사진 찍어드릴까요 ? 이렇게 말하고, 저는 혼자 여행중이라서요, 저도 사진 한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 뭐 이랬어야 했는데... 혼자 여행하다보니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생각을 못했네... 역시 그런 상황에서는 긴장을 해서 그런거같다. 모르는 상황, 내가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는 궁금하지만, 한편으로는 긴장을 하는 나는 확실히 다중이인가보다.
낯선 환경에서 긴장을 쉽게 하는 편인데, 어떻게 긴장을 안할수가 있어.?.. 아, 생각났어...선빵이다... 생각나면 , 아니 생각보다 더 빠르게 선빵을 날리자... 몇일전에 명동 시네라이브러리에서 정재승 교수이 강의를 들었잖아. 블래이너 러너 파이널컷인데, 강의가 참 흥미롭더라고...그래서 나도 모르게 나도 뭔가 질문을 하고 싶어지는거야. 가슴이 또 콩닥콩닥 거리더군. 근데 진짜 질문을 이러다 내가 하겠구나 하는 감이 왔어... 정교수와 나와의 거리는 대략 10미터쯤일까? 그 앞에 관객들이 한 20명 정도가 내 시야야 들어오더군. 앞쪽에 사람들이 많이 눈에 뜨이니까 나는 긴장하는 타입이야. 난 소규모의 친밀한 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긴장하더라고...지난번 작마소 세미나에서는 횡설수설 질문 잘 했잖아. 어차피 남들은 내 질문같은거 신경 안쓰거든, 어차피 자기들도 뭐가 뭔지 잘 몰라서 질문을 못하거나, 질문하려는 사람을 자기 질문만 생각하니 남의 말을 안듣게되지. 그러니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껄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말이야.
종수씨, 무사책방의 실질적 운영자는 이종수라는 사람이다. 요조가 하는 방송 어디선가 들은거같다. “ 우리 종수씨가 고생이죠” 만원이상은 카드가 가능하다고 해서 ISDN 이 없는 독립출판 책 1권과 무사로고가 들어간 뺏지를 한개 집어들었다. 16000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나니 신용카드 영수증에 써있는 대표자 이름이 눈에 쏘옥 들어온다. 이종수, 이 사람이 실질적으로 이곳을 운영하는 사람인듯싶다. 요조스러운 이곳은 교토에 있으면 어울릴거같은 느낌이다. 책은 의외로 많지않았다. 책을 판매해서 이곳을 운영한다는것은 말이 안된다. 그럼 왜 이렇게 운영하는거지 ? 요조스러움을 만들어 가려면 꼭 필요한거 같다.
2018.06.04
제주도 콘도 침대위에 베개위에서
아이패드로 타이핑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