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61 시간이 제한되니까 불안해지는 멘탈
계속 실수가 난다. 몇분 남았지 ? 아직 마감까지 35분 남았다. 시간은 충분하다. 마음이 급해진다.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는것을 아는데도 손이 부자연스럽다. 자꾸 판독하는데 실수가 생긴다. 분명히 제대로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잘못 실행했다.
“ 휴 “
심호흡을 해본다.
“ 괜찮아. 시간 충분해. 천천히. 여유있게 “
스스로 다짐을 해본다. 지금까지 이런적이 없었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일을 했기에 오후 5시쯤이면 여유롭게 아메리카노 한잔 하면서 마감준비를 했다. 이번에 시스템이 개편되면서 오후 5시로 시간이 앞당겨졌다. 시간을 감안해서 준비했음에도 마감시간이 촉박해지자 평상시의 평정심이 흔들리고 있다.
“ 망잡았다. 하나둘 삼넷. 현위치 쏼라쏼라 “
진짜 오래된 이야기지만 단기사병으로 근무할때, 동원훈련을 담당했다. 그날따라 새벽부터 뭔일이 그렇게 꼬였던지, 대위한테 쪼인트 맞은 사수는 내게 쪼인트를 날린다. 겨울 바람이 매서운데 어떻게 무전을 쳤는지 기억도 안난다. 정신차리려고 하면 더 긴장되고야 마는 내 성향.
그때처럼 심장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 갑자기 응급실 상황이 떠오른다. 매 순간 삶과 죽음을 직면해야 하는 긴박한 그 곳. 나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이 그런 환경에서 일하게 된다면 정신적 갈등은 견디기 힘든 상황까지 올라갈 것이다. 자신이 어떤 성향인가를 정확하게 알고, 그에 맞는 일을 해야하는걸까 ? 그 상황을 대하는 삶의 자세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것일까 ? 의문이다. 아직은.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데 다리에 힘이 빠진다. 뭐 크게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정말 오랜만의 긴장을 느끼고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어 버렸다. 그동안 긴장상황에 노출될 일이 없다보니 이정도에도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저녁약속을 잡았다. 술을 진탕 마실것이다. 술로서 긴장을 푸는건 나이를 생각하면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운동 ? 하체근력운동을 하러 헬스장을 가볼까 ? 육체의 훈련을 통해서 긴장을 풀고 새로운 쾌감을 느끼는 방법을 생각한다. 집근처 헬스장을 알아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