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나 홀로 여행 2

이륙전 활주로에서

by 심리여행가 하루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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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7 km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나리타 공항까지의 거리. 앞쪽 의자에 붙어있는 모니터 화면에 조그만 글씨로 보인다. 비행예상 시간 1시간 53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현재 기온 17도. 모니터에 영화대신 비행 정보를 띄운다. 고도,속도,이동거리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비행 정보를 수첩에 기록하고 생각나는 모든 것을 빼곡히 적어 놓는다. 나만의 비행 버릇이다. 마음이 안심이 되기때문이다. 한번은 수첩을 캐리어에 두고 깜빡했다. 비행하는 동안 내내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 여권만큼이나 잊지않고 잘 챙기는건 기록할 수첩과 필기구이다.

‘ 태백쪽으로 가네 ? ‘

예상 비행루트를 살펴본다. 인천에서 출발해서 태백을 지나 독도 아랫쪽을 지난다. 도야마를 통과해서 도쿄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독도가 보일까 ? 도쿄 근처에 가면 후지산이 보일까 ? 보인다 해도 내 좌석에서는 유리창이 없어서 볼수 없다. 이번 좌석은 그런 자리다. B777-200 은 좌석 목받이 부분을 뽑을 수가 있다. 목을 받춰주니까 한결 편안하게 느껴진다. 시트가 3x3x3 배열이다. 중앙에 있는 좌석에 태어난지 몇개월 안 된 아이가 울어된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한국에 왜 왔을까 ? 한국아이일까 ? 아니면 일본아이일까 ?
혹시 유럽으로 입양되어 가는건가 ? 예전에 홀트 아동복지회에서 해외 입양되어 가는 아이를 데려다주는 일거리가 있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자기 땅에서 태어나 해외로 입양되어 간 수 많은 아이들이 생각났다. 슬프고 서러워서 얼마나 울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연륜이 있어보이는 스튜어디스가 와서 아이 엄마에게 웃으면서 안심을 시키는 듯 하다.

‘ 이럴때 시끄럽다고 지랄 하는 놈은 진짜 인간아니지 ‘

행여나 불쾌하게 생각하는 승객이 있을까봐 신경 쓰인다. 다행히 그런 승객은 없는듯 하다. 이번 비행 컨디션은 대단히 양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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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처음 탄 기억이 있다. 군대 첫 휴가로 부산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혼자서. 겁은 많지만 호기심 또한 많았던 나. 부산에서 페리를 타고 12시간 30분 후에 제주에 도착했다. 혼자여행했던 제주도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하도록 하자.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제주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야 하는데 대한항공하고 아시아나 항공중 어떤 것을 끊어야할지 선택하기 어려웠다. 무슨 차이가 있는것인지 ? 그냥 회사만 다른건가 ? 대한항공이 왠지 더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항공사같은 이미지라고 할까 ? 첫 비행탑승은 대한항공으로 시작했다.

아시아나 골드멤버까지는 못되었지만 마일리지를 모아서 꽤 자주 여행을 다녔다. 일본 갈때 아시아나 표가 싸게 나온 적이 많아서 아시아나를 주로 이용했다. 두번째 이유로는 승무원의 복장이 너무 예쁜것도 중요한 이유다. 갈색 유니폼의 라인, 갈색 스타킹의 전체적인 코디가 내게는 너무 세련되고 섹시해 보였다. 이게 비행하고 무슨 관련이 있을까 ?

비행기를 자주 타다보니 캐빈을 바라보는 마음이 점점 바뀌게 된다. 이 좁은 공간에서 우리의 안전을 책임져 주는 비행전문가들이다. 서비스업이지만 동시에 안전요원이다.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승무원의 복장은 바지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상시 치마를 입고승객을 안전하게 유도하는데 불편할 수 밖에 없다. 항공사는 서비스를 강조하겠지만 승객인 내 입장에서는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승무원이 좁은 복도를 지난다. 슬쩍 훑어본다. 참 나란 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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