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나 홀로 여행 1

8년 만의 동경 산책

by 심리여행가 하루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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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콩레이가 오키나와 쪽까지 접근했다고 한다. 비행기 공포증이라고 해야 하나? 비행 중에 볼륨 있는 터블런스를 겪어본 적은 없다. 사람 몸이 비행기 천장까지 뜰 정도로 기체가 불안정했던 경험은 없다. 롤러코스터 타는 것도 무서워한다. 바이킹은 타본 적도 없다. 회전목마도 어지러움을 느껴서 타지 못한다.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것을 못 견디는 것일까? 비행공포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한 추측을 한다.


인천공항 제1 터미널, 18번 Gate 앞에 있는 점보 주스가 보인다. 뜨거운 커피 한잔이 생각난다. 비 내리는 공항에서 아메리카 한 잔. 괜찮네. 분위기 느껴진다.


“ 아메리카 한 잔 주세요 “

“ 뜨거운 커피는 기내 반입이 안되는데 괜찮으세요? “

“ 네. 주세요. 그럼 차가운 커피는 기내 반입이 되나요? “

“ 네. 가능하세요 “


처음 알았다. 궁금한 건 바로바로 물어보는 게 좋다. 사소한 일상에 재미가 느껴진다. 공항의 대형 유리창에 빗방울이 들이친다. 활주로를 서서히 이동하다가 하늘을 향해 올라선다. 얼마 후면 나 역시 저 구름 속에 있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과 설렘이 공존한다. 예전에는 이런 알 수 없는 기분 때문에 나를 참 이상하게 생각했다. 로맨의 불안함과 아이디얼의 호기심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제 나에 대해서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느끼는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 이제 탑승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 최소한 화장실을 두 번은 갔다 와야 한다. 커피까지 한잔 마셨으니 비행기에서 화장실 가고 싶어 질지 모른다. 덜어 낼 수 있을 때까지 짜내고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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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쪽 15A , 기종은 B777-200 , 시트는 3x3x3 배열이다. 앞쪽 좌석을 예약을 했다. 창쪽이긴 한데 앞뒤로 간격이 벌어져서 내 쪽은 벽으로 막혀있다. 좀 답답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하늘을 볼 일도 없다. 금요일 오후 나리타 공항행 아시아나 항공. 전 좌석이 꽉 찼다. 만석이다. 대부분 일본 관광객들로 보인다.


‘ 평일에 여행을 이렇게 많이 오나? ‘


내 오른쪽 좌석에는 5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앉았다. 복도 쪽에는 30대 초반의 독일 여자분이 앉았다. 이제 2시간 동안 함께 비행을 할 친구들이다. 물론 비행 중에 말 한마디 안 하겠지만, 그래도 함께 비행을 하는 동지라고 생각한다. 뭔가 나쁜 일이 생기면 현생에서 마지막으로 함께 한 친구들 일 테니까. ㅋ 이런 말을 하니. 역시 M자라는 생각이 든다. 비행시간이 짧아서 일까? 일본을 가면서 옆좌석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거의 없다. 하꼬비 하는 할머니가 담배랑 양주를 들어달라고 부탁하며 자꾸 말 시켜서 귀찮아했던 기억은 있다. 예전에 후배 담배를 몇 보루 들고 일본 입국하다가 걸려서 톡톡히 망신당하고 벌금까지 낸 적이 있다. 몇 번 수화물 통관으로 자진 신고를 해본 적도 있다. 귀찮고 서로 불편한 일이 생기곤 했다. 그 이후로는 수화물 통관도 안 하고, 남의 물건을 들어준 적도 없다.


옆 좌석 분의 패스포트가 일본인용이다. 차림새나 외모는 재일교포 느낌이 난다. 좌석에 앉자마자 눈감고 바로 잠을 청한다. 만약 일본분이라면 한국에 꽤나 자주 오는 사람 같다. 어쩌면 한류 팬인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는 일본인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금요일 오후라서 그런가.


“ 현재 인천공항 관제탑의 안내에 따라서 활주로에서 이륙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 비행기는 6번째이며 약 15분 후에 이륙할 예정입니다. 안전한 기내에서 잠시만 기다려주십니다. 감사합니다. “


나리타 공항까지 비행을 할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온다.


작은 메모장을 꺼내서 여행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기로 하자. 8년 만의 도쿄 여행.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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